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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조용히 찾아오는 대장암… 고위험군은 정기적 내시경 검사를

입력 | 2024-09-19 03:00:00

이윤석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매년 9월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 및 이해를 돕기 위해 ‘대장앎의 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앎의 날’이란 명칭에는 지식을 통해 대장항문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이뤄진 소화기관으로, 결장암과 직장암을 통칭해 대장암이라고 부른다. 증상은 혈변, 복통,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등 다양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무증상이다. 가끔 변기에 피가 묻거나 퍼지면 대장암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치핵 등 항문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 눈치를 챌 만한 임상적 증상이 없다 보니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3기 이상의 진행성 대장암인 사례가 흔하다.

국가 암 검진사업에 따라 만 50세 이상 국민은 매년 의료기관에서 대변검사로 장내 출혈 여부를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검사법이 간단한 게 장점이지만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경우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일찍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최근 젊은 대장암 환자들의 증가로 대장내시경 검사 시작 연령을 45세로 낮춰야 한다는 얘기가 많고, 실제로 다른 국가들은 낮추는 추세이기도 하다.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는 암의 씨앗인 선종성 용종 단계부터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효과적인 대장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

대장암은 초기에 진단되면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수술이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1∼3기 환자는 수술로 치료하며 최근에는 전이된 환자의 경우에도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로 종양 크기를 최소화한 후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하는데, 최근에는 로봇수술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과 비교할 때 합병증 발생률 차이가 크지 않지만 암을 더 정교하고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막연하게 걱정하기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대장암을 피하려면 금연, 금주와 더불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또 가족 중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거나 유전성 대장암이 의심되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가족 검사도 필요하다. 채혈을 통한 유전 상담과 검사를 통해 다음 세대로 대장암이 대물림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이윤석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