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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러, 6월 정상회담 뒤 무역 전방위 확대”

입력 | 2024-09-19 03:00:00

정제유 등 제재품목 北반입 확대된듯
개원 지연 北병원 의료설비 들여와
7월 北-中 교역액 19% 감소와 대조
최선희, 모스크바서 러 외교 만나



쇼이구 극진 환대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13일 접견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사진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운전대를 잡은 김 위원장이 조수석에 쇼이구 서기를 앉히고 환하게 웃는 모습. 국가 정상이 아닌 인사를 옆자리에 태워 각별히 예우한 것 자체가 군사동맹까지 맺으며 밀착한 북-러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이란 해석이 나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과 러시아가 6월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위반 품목에 대한 무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 동향을 정보 당국이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반입되는 기계 설비, 정제유, 사치품 등이 기존보다 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으로 2020년 연내 완공 지시에도 개원을 못 했던 평양종합병원에도 올해 러시아발 의료설비 반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북-러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을 통해 군사 분야 외에도 사실상 사회 전 분야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명시한 바 있다. 이후 실제 밀수를 포함한 무역 규모가 지난해보다도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 이런 북-러 간 무역 확대 추세는 최근 북-중 간 무역이 감소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북-중 교역액은 1억4475만 달러로 전달 대비 18.8% 감소했다. 4월에 1억9399만 달러를 기록한 뒤 무역액이 계속 줄고 있다.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2020년 3월 착공식에 참석해 그해 10월 당 창건 75주년까지 완공을 지시했지만 개원에 어려움을 겪던 평양종합병원이 북-러 간 보건의료 분야 협력에 따라 올해 완공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외관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대북 제재 여파로 의료설비를 들여오지 못해 지난해 말까지 껍데기만 남아 있던 평양종합병원에 올해부터 러시아를 통해 중고 의료설비 등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 평양종합병원을 올해 안에 개원하고 강원도에도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짓겠다며 낙후된 북한 의료시스템 개선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시군 등 지방 병원 건설을 ‘지방 발전 20×10’ 정책에 추가해 올해 안에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의료설비 등 인프라 도입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외교부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 만나 북-러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선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8∼20일 열리는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 제1회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방러했다. 이에 앞서 13일엔 올해 5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러 무기 지원 및 대북 첨단기술 이전 등 군사협력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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