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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나서도 여야의정 협의체 빈손

입력 | 2024-09-19 03:00:00

한동훈 “연휴기간 의료계 연쇄 접촉”
전공의 대표 “韓과 소통한적 없다”
與 “의료계에 더 양보” 요구 잇달아
野 “정부 대안 없인 협의체 어려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정부와 야당을 향해 “더 적극적으로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고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연휴 동안 의료계 인사들과 일대일로 연쇄 접촉하면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가 여전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끝내 불발된 것에 대해 “(정부가) 밥상을 일부러 걷어찬 꼴”이라며 정부여당을 향해 책임론을 돌렸다.

한 대표는 이날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여러 의료계 인사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의료계의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도 의료계와의 접촉을 이어갔다.

반면 이에 대해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대표와 지속적으로 소통 중이라는 주장을 공식 부인하며 선을 긋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이 13일 “한 대표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박 위원장과 줄곧 소통해 오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언론에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다”며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 없다”고 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여당 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도 분출하고 있다. 특히 연휴 동안 지역구 민심을 돌아본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료계에 더 양보하면서 의사들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여권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질책이 많았다”고 했고, 충청권 중진 의원도 “의정 갈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더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하려면 핵심 의료단체의 참여가 필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의료계가 빠진 채 논의해 봤자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현재로선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조정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여야의정 협의체는 구성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15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해 “종교계 어른들이 나서 주시는 게 충돌 양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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