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슈팅 0개, 후반전 막판 두 골로 진땀승 길어지는 경기력 부진에 커져가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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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정말 형편없었다. 동점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끔찍한 경기력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해리 래드냅의 비판처럼, 토트넘은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 2부리그 팀을 상대로 ‘한심한’ 축구를 펼쳤다. 막판 두 골을 몰아쳐 극적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으나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코번트리 시티와 2024-25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손흥민의 2골을 앞세워 4-0으로 대승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에버턴전 이후 3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앞서 EPL 3라운드 뉴캐슬전(1-2 패)과 4라운드 아스널전(0-1 패)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무릎 꿇었던 토트넘은 3연패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토트넘이 리그컵 32강을 통과한 것은 2021-22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 2022-23시즌에는 노팅엄, 2023-24시즌에는 풀럼을 32강에서 만나 조기 탈락했다.
의미 있는 결과를 냈지만 토트넘 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토트넘은 코번트리전 승리에도 경기력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격 지역에 숫자를 많이 두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무의미하고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전반전에는 점유율 74%를 기록하고도 단 한 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코번트리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친 것도 아닌데도 토트넘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기회는 못 만드는 데 위기는 많았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수비진이 흔들리며 큰 위기를 자초했고, 후반 11분에는 골키퍼와 수비수가 서로 공을 처리하려다 충돌해 골문을 비워두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토트넘은 후반 18분 브랜든 토마스 아산테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도 후반 31분과 후반 33분 수비가 뻥 뚫렸다. 코번트리의 골 결정력이 좋았다면 토트넘은 대량 실점할 뻔했다.
경기가 안 풀리던 토트넘은 손흥민, 매디슨, 쿨루셉스키 등을 교체 자원으로 투입했고, 후반 막판 흐름을 바꿔 두 골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문제는 토트넘의 경기력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쳤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단조로운 전술이 파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새 시즌이 시작하고 일부 전력을 보강했지만,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현지 매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나는 부임 두 번째 해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며 자신감을 표했지만, 그는 이 발언 때문에 조롱당하기도 했다.
토트넘으로선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오후 11시 열리는 브렌트퍼드와 EPL 5라운드에서는 보다 희망적인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카라바오컵 16강에 오른 뒤 “우리가 목표하는 곳까지 도달하는데 쉽고 빠른 해결책은 없다. 그리고 한 경기 결과만으로도 바꿀 수 없다”며 “그래도 우리는 싸우고 이기려는 정신력을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에게 좀 더 믿음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