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쓰고 횡단보도 건너는 시민.(뉴스1 DB) ⓒ News1
추석에 사상 첫 열대야가 나타난데 이어 18일 밤부터 19일 오전 사이에도 전국 곳곳에서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 25.8도, 인천 26.3도 등 수도권은 물론 충남 보령군(25.4도), 여수(26.8도), 부산(26.9도), 제주(27.8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열대야가 발생했다. 특히 제주에선 73일째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2022년 56일 기록을 훌쩍 뛰어넘어 매일 새로운 ‘열대야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19일에도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예보됐으나 폭염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등 수도권에 5~6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강원 내륙 5~60mm, 충청권 5~40mm, 전북 5~20mm, 경상권 5~40mm 등이다. 하지만 낮 기온은 떨어지지 않아 속초 37.3도, 강원 철원 36.8도, 경기 동두천 36.6도, 경기 파주 36.4도, 춘천 36도, 서울 35.3도, 인천 35.2도 등 36도를 넘는 곳이 많았다. 기상청은 “19일 늦은 오후부터는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는 20일부터는 폭염이 잠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추분(22일)을 앞두고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중국 상하이 쪽으로 향하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남쪽에서 열대 수증기를 몰고오는 데다 북쪽의 상층 티베트 고기압이 약화하며 찬 공기가 남하하기 때문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맞서며 일시적으로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과 같은 기압계가 형성돼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비가 내린 후 기온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20일 최저기온은 23~27도, 최고기온은 26~32도 분포를 보이고 있다. 21일에는 조금 더 기온이 내려가 최저기온은 16~26도, 최고기온은 19~30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부터 29일까지는 아침 기온은 12~23도, 낮 기온은 21~29도로 최근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 패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여전히 평년(최저기온 12~19도, 최고기온 23~26도)보다 조금 높은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일 오전 제15호 태풍 ‘솔릭’이 베트남 다낭 북쪽 약 16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솔릭은 북서진을 계속하다 20일 이른 새벽 베트남 다낭 북서쪽 약 220㎞ 내륙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후 20일 오후 늦게 열대 저압부로 다시 약화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와는 거리가 먼 곳에서 발생과 소멸이 이어질 전망이라 국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