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건물 외벽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안내 현수막이 게시되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 사이에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진보 진영을 불문하고 출마한 후보들이 “지금 방식의 선거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 보수도 진보도 “교육감 직선제 이대론 안 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진보 진영 후보로 뛰어들었던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19일 “정치가 압도하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교육을 논의할 여지가 사라졌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김 교수는 이날 사퇴 선언문에서 “현재의 교육감 선거 방식은 우리 사회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국회에서) 러닝메이트제를 포함해 새로운 교육감 선거방식을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진보 교육감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를 향해 “정당성과 대표성을 가진 단일화 기구 구성 방식과 공정하고 공익적인 역할 선정을 새로 모색해 달라”고 했다.
이날 보수진영 유력후보로 꼽히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도 ‘BBS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제가 교육감이 됐다고 치더라도 교육감 선거 폐지 운동에 앞장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같은 경우 (교육감은) 서울시장이 교육국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맞다”며 “교육감 선거는 진보 좌파 진영에서 재미를 봤다”고 주장했다.
시도교육감 선거는 과거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선거인단을 통한 간선제였다가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직선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직선제로 전환된 이후 취임한 모든 서울시교육감이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감들의 유죄 판결과 중도 퇴진은 거액의 선거자금을 개인이 마련해야 하는 탓에 비리 소지가 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교실의 정치화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보수-진보 잇단 사퇴…진보선 새 출마 선언도
이날 보수진영 후보였던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도 “보수 후보 단일화와 결집을 위해 출마를 포기한다”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지지 후보로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꼽으며 “교육현장에서의 경험, 지식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