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 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기념촬영하며 손을 잡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7.24 [서울=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역대 최저 지지율 하락 위기를 맞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공식 만찬 회동을 갖는다. 여야의정 협의체 문제와 ‘채 상병 특검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회동을 앞두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김건희 여사 공개 행보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24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식 회동은 7월 24일 만찬 이후 62일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놓고 충돌하면서 취소된 바 있다. 24일 만찬이 열리면 지난달 28일 돌연 취소 이후 27일 만이다.
대통령실·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김건희 여사 행보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이견을 이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민심은 냉담했다”며 “정치권 전체에 대해서 과연 정치가 제대로 할 일을 하고 있는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 친한(친한계) 인사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 문제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안 맞추는 당 지도부가 문제”라는 불만이 감지된다.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정원은 이미 입시가 시작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2025학년도 증원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이미 수시 등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에 대해서 정부는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친윤계 의원도 “한 대표가 실제적인 의정 갈등 중재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보다는 대통령실과의 차별화에만 몰두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친한계의 김 여사에 대한 공개 비판에 대해서도 불쾌한 기류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이 지역 민심을 내세워서 김 여사 행보에 대해 함부로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