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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수익성’ 내실 다지는 K-전기차… 유진투자증권 “내년 훈풍 전망”

입력 | 2024-09-20 03:00:00

세계 주요국 올해 전기차 시장 주춤… 내년은 美대선-EU 탄소규제 등 변수
현대차-GM, 전동화 연합전선 구축
포스코퓨처엠, 공장 투자 철회하고
1.8조 계약 체결하며 수익성 강화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 낮은 성장률로 주춤했지만 내년에 다시 훈풍을 탈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포스트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 및 이차전지 업계는 하이브리드차(HEV)와 같은 친환경차 모델 확대와 수익성 제고 등으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19일 유진투자증권 전기차·배터리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유럽의 합산 전기차 판매량 예상치는 약 472만5000대다. 이는 2023년(451만 대)보다 약 5% 증가한 수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다본 13%보다 8%포인트 낮다.

여기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본산이라 불리는 독일에서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0.5%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56% 판매 증가율을 보인 미국도 올해는 약 16%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몇 가지 변수가 시황에 유리하게 결정된다면 전기차 시장이 내년에 크게 반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이 꼽은 변수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시행 △중국 전기차 관세 부과 등이다.

그는 미국·유럽 합산 전기차의 내년 판매량을 최대 567만7000대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성장률은 다시 20%대로 올라서게 된다.

전제 조건은 미국 대선에서 친환경 정책에 우호적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다. 또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신규 승용차 판매 시 적용할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수준을 기존 계획대로 강화(km당 116g→93.6g)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높지 않은 관세율(확정)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 전기차 산업은 기존 ‘속도전’ 대신 숨 고르기를 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하이브리드 라인업(모델 구성)을 확장하는 한편,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나서며 전동화를 위한 ‘연합 전선’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미래차(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기술 공동 개발과 인기 차종의 공동 생산 등으로 수익성 강화는 물론이고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얼마 전 중국 화유코발트와 경북 포항에 짓기로 했던 1조2000억 원 규모의 전구체 생산 및 니켈 제련 합작공장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반면 1조8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따내며 실리를 챙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현대차는 강화하는 환경 규제에 맞춰 내연기관차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하려는 계획”이라며 “배터리셀 업체나 이차전지소재 업체들도 이전까지의 외형 확장 전략을 고수하던 것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성 확보로 경영의 초점을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