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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담아내다, 비행기부터 잔디 깎기까지…시뮬레이터의 세계 [게임 인더스트리]

입력 | 2024-09-20 10:00:00


게임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용사가 되어 동료를 모아 마왕을 무찌르거나 몰려오는 외계 생물을 물리치는 일은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현실에선 즐길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기에 게임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게임 시장에는 이와 정반대로 현실을 닮은 모습을 최대한 구현해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든 시뮬레이터 장르 게임이 주인공입니다. 초기에는 군사나 운전 연습 등의 목적으로 제작된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많았다면 이제는 오락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형태의 시뮬레이터들도 등장하고 있죠.

시뮬레이터 장르 게임은 현실을 얼마나 현실처럼 그려냈는가가 게임을 평가하는 주요 포인트입니다.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을 A부터 Z까지 모두 담아냅니다. 운전하는 게임이라면 바로 액셀을 밟고 핸들을 조향하는 것이 아니라 차에 올라타 안전띠를 매는 것부터 시작하는 느낌이죠.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출처=스팀 페이지)

■ 너무 사실적이라 911 테러 연습에도 쓰였다?

현실적인 재미를 살려 이용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이고 있는 플라이트가 시뮬레이터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비행기를 직접 조작하는 재미를 살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죠. 

플라이트가 시뮬레이터는 1980년대 애플용으로 등장한 게임을 마이크로소프트가 판권을 인수해 1982년부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장수 시리즈입니다. 지난 2006년 이후 신작 소식이 뜸했다가. 2020년 최신작인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가 발매됐고,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4’도 출시를 앞둔 상황입니다.

이 게임은 사실적인 게임 플레이가 강점인데요. 911테러범들이 이 게임 시리즈로 비행기 조종을 연습하고 테러를 진행했다는 루머가 퍼졌을 정도죠.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출처=스팀 페이지)


2020년 출시된 최신작을 기준으로 보면 프로펠러 비행기부터 제트엔진이 달린 민항기까지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사실적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버튼도 하나하나 작동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비행 과정 중 관제탑과의 무전 등도 기본이고 착륙 이후 택싱과 같은 요소들까지 모두 담겨 있고요. 

이용자는 게임을 통해 전 세계 곳곳을 비행기로 여행하며 광경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현실적인 풍경 전달을 위해 4K 해상도 등으로 무장했고, 스트리밍 형태의 기술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 내 맵 데이터가 2PB(페타바이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페타바이트는 1,024테라바이트로 일반적인 PC에선 데이터 보유 자체가 힘든 수준입니다. 어마어마한 시뮬레이터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 답죠.

■ 잔디깎이도 시뮬레이터가 있어?

잔디깎이도 시뮬레이터 (출처=스팀페이지)

시뮬레이터 장르라고 해서 엄청나게 거창하거나 너무 어려울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도 잘 못했던 부분을 다른 시뮬레이터 장르 게임들도 존재합니다, ‘잔디깎이 시뮬레이터(Lawn Mowing Simulator)’는 영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 게임인데요. 이용자는 잔디를 깎는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어 비즈니스를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에는 실제 제조사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다양한 잔디를 깎는 기계가 등장하고, 이용자는 기계에 올라타 잔디를 깎는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잔디를 깎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구현돼 있고, 넓은 마당의 잔디를 깎아 나가며 이를 켜보는 것이 이외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여기에 정원 바닥이나 꽃을 훼손하면 벌금과 같은 페널티도 있어 더 현실적이죠.

파밍 시뮬레이터 25 (출처=스팀 페이지)


자이언츠 소프트웨어가 선보이고 있는 ‘파밍 시뮬레이터’ 시리즈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거대한 농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뮬레이터 게임인데요. 이용자는 방대한 오픈월드로 구성된 농장을 관리하고 다양한 농업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농기구가 등장해 이를 운용해 보는 것도 게임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게임에는 계절이 변화하는 등 현실과 같은 요소도 담겨 있고, 커리어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재미를 선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파밍 시뮬레이터’가 e스포츠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곡물을 수확하고 짚단을 빠르게 정리하면 승리하는 이색적인 룰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면 의외로 긴장감 넘치는 대결이 펼쳐지죠.

이제는 시뮬레이터 장르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은 물론 오락적인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 다양한 직업 체험의 장도 마련

최근에는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게임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직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사람들의 눈을 피해 물건을 훔치는 ‘도둑 시뮬레이터’도 있고, 반대로 도둑을 잡는 ‘경찰 시뮬레이터’도 있죠.

슈퍼마켓 시뮬레이터 (출처=스팀페이지)


이외에도 ‘슈퍼마켓 시뮬레이터’나 ‘셰프 라이프 - 레스토랑 시뮬레이터’ 등을 통해 매장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도 있죠. 게임이 아니었다면 쉽게 체험할 수 없는 일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다양하게 마련된 시뮬레이터 게임들은 현실의 내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다른 또 다른 재미를 전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며 마니아층에 사랑받고 있는 시뮬레이터 장르가 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또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조광민 게임동아 기자( jgm21@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