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최고 20% 관세 내주 부과 中, 무역규제로 ‘反中’ 민진당 압박 대만 “中, 선의도 언제든 취소” 비난
중국이 17년 동안 이어 왔던 대만산 농수산물에 대한 면세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다. 5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취임한 뒤 집권 민주진보당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대만 자주권 강화에 힘을 쏟자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다.
18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25일부터 대만 지역이 원산지인 신선 과일과 채소, 수산물 등 34개 품목에 대해 관세 면제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대만산 파인애플, 망고, 자몽을 포함한 과일 15종과 양배추, 양파, 당근, 고등어, 갈치, 새우 등 농수산물 19개에 5∼20%의 관세가 부과된다. 천빈화(陈斌华)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라이칭더 정부가 ‘대만 독립’ 입장을 고수하며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했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적대감을 상승시켰다”며 면세 중단 책임을 대만에 돌렸다.
중국은 올 1월 대만 총통 선거 전부터 무역 규제 카드로 반중 성향의 민진당을 압박해 왔다. 같은 달 1일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중단했고, 라이 총통 취임 다음 달인 6월엔 윤활기유를 비롯해 각종 플라스틱과 금속 제품 등 134종에 대한 관세 감면도 폐지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의 견제에도 군사력 강화를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16일엔 “미국이 대만에 2억28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무기와 군사 서비스를 판매한다”고도 밝혔다. 이에 중국은 연간 500만 달러 규모의 대(對)중국 수출 농수산물에 관세를 매기며 민진당 정부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