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도 “두 국가 규정에 매우 우려, 반민족적 처사”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19/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일 대북 관계에 대해 “현 정부 들어 9·19 군사합의는 파기됐고 한반도는 언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6주년 기념행사에 이틀째 참석 중인 문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현 정부는 (남북 관계에) 의지도 역량도 없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이틀 내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전남평화회의’에서 “남북한이 오물풍선과 대북 확성기 방송 같은 비군사적 형태의 충돌을 시작했는데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평화와 통일이라는 겨레의 염원에 역행하는 반민족적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한층 강화되고, 대한민국이 첨예한 대결 구도의 최전선에 서면서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신냉전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신냉전구도 강화에 앞장서거나 편승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향후 북미 관계에 대해선 “미국의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북미대화 재개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때) 우리가 과거처럼 이른바 ‘패싱’ 당하고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다가는 언젠가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지붕만 쳐다보게 될 것”이라며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우리에게 남기는 교훈은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