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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없어 주문취소된 랍스터, 무료로 줬더니…손님 김장훈이 찾아왔다

입력 | 2024-09-20 10:05:00

가수 김장훈이 배달 기사 배차 문제로 주문이 취소된 음식을 무료로 보내준 대게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장훈 페이스북 캡처


가수 김장훈이 배달 기사 배차 문제로 주문을 취소한 음식을 무료로 보내준 대게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1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배달·포장 전문 대게집을 운영한다는 자영업자 A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 씨는 지난 12일 배달 앱을 통해 랍스터 주문을 받았다. 그러나 비가 온 탓인지 1시간 넘게 배달 기사가 배차되지 않았다. 결국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취소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다.

A 씨는 고객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랍스터를 무료로 보내주기로 했다. 그는 “다시 고객님께 전화해서 ‘너무 죄송하다. 음식이 조리된 지는 조금 됐지만, 드시는 데 지장이 없으니 가게 긴급 배달로 보내드려도 되나’라고 물었다. 고객님은 과자밖에 못 드셔서 배고프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후 A 씨는 배달대행을 통해 고객에게 랍스터를 배송했다. 이때 가게에 전화 한 통이 왔다. 아까 그 고객이었다. 고객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저 가수 김장훈이다”라고 말했다. 김장훈은 “소셜미디어에 (이 사연을) 올려도 되나”라고 물었고, A 씨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장훈은 그날 바로 소셜미디어에 “식당 잘못도 아닌데 (사장님이) 죄송하다면서 랍스터를 그냥 보내주셨다. 사장님께 전화해서 저라는 사실을 알렸더니 좋은 일 많이 하신다면서 배달비까지 내주셨다”며 “이럴 수가 있나. 이 어려운 시절에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대게집 상호도 공개하면서 “앞으로 랍스터와 대게는 무조건 여기다. 공짜는 안 좋아하는데 상황이 참으로 염치없게 됐다. 저도 앞으로 이웃을 더 챙기면서 잘 살겠다”고 했다.

이튿날 김장훈은 직접 대게집을 찾아 화장품 선물을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대게집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한 김장훈.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김장훈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대게집에 ‘돈쭐’(돈+혼쭐내다·착한 일을 한 가게 매출을 올려주는 것)을 내줬다. 덕분에 대게집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매출 1500만 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A 씨는 “추석 명절에 아주 죽도록 일만 했다. 불경기이기도 하고, 강남 지역은 추석 연휴에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곳이라 별 기대를 안 했는데 포장 주문하러 오신 고객님들이 진짜 많았다”고 했다.

이어 “전화번호를 알더라도 (김장훈에게) 전화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렇게라도 감사 인사와 좋은 일들을 적어봤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착한 마음으로 살면 반드시 돌아오나 보다” “두 분 다 멋지시다” “너무 훈훈하다” “선행이 이렇게 릴레이처럼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