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기억 가지고 환생하는 개 영화 ‘베일리 어게인’ 원작 개정판 삶의 이유 찾아가는 과정 감동적 ◇개의 목적/W브루스 카메론 지음·이창희 옮김/424쪽·1만7800원·페티앙북스
소설은 떠돌이 잡종견 베일리가 천방지축 골든리트리버에서 수색구조 경찰견으로 환생하는 여정을 좇는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삶의 완전한 목적이라고 믿었던 베일리는 경찰견으로 환생하면서 혼란을 겪게 된다. 가족의 곁을 지키는 것, 사람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그의 임무이지만 그것이 과연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견생’의 의미를 탐구하기 시작하는 베일리의 고민은 사람이 자신의 존재 목적에 갖는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개가 결국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을 만나고, 이들을 구하게 된다는 서사 자체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평범한 이야기이면서도 공감력이 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빈집에서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베일리의 모습에서 마음이 먹먹해질지 모른다. 한때 떠돌이 개였던 베일리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에 대해 “크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트럭은 사람들이 우리 먹으라고 내다 놓은 음식물 봉지를 모조리 빼앗아 가버린다” 등으로 묘사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