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유령/조너선 해슬럼 지음·우동현 옮김/636쪽·4만4000원·21세기북스
영국 정치인 헨리 채넘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화론자였던 핼리팩스 영국 외교장관과의 대화를 회고한 내용이다. 핼리팩스가 나치에 우호적이었던 것은 “이들이 진정으로 공산주의를 증오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핼리팩스는 나치의 재무장이 가속화될 때도 공동의 적(소비에트 공산주의)에 맞서 영국이 독일과 협력해야 한다고 믿었다.
역대 최악의 전쟁으로 기억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불과 21년 만에 2차 대전이 터진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1차 대전에 패배한 독일에 대한 과도한 배상금, 경제 불황, 나치 의도에 대한 연합국의 오인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당시 시대상은 한 가지 요인으로만 설명하기 힘든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