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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 대가’ 하서 김인후 선생 추향제

입력 | 2024-09-21 01:40:00

조선시대 성리학 대가 하서 김인후 선생을 기리는 추향제가 20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장성=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조선시대 성리학 대가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1510∼1560) 선생을 기리는 추향제(秋享祭)가 20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사적 제242호)에서 열렸다.

하서는 퇴계 이황(1501∼1570)과 쌍벽을 이루는 조선 중기 유학자로, 1540년 별시문과에 급제하고 1543년 홍문관 박사 겸 부수찬이 돼 세자(인종)를 가르쳤다. 인종 서거 뒤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고향 장성으로 내려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이 하서와 제자 고암 양자징(1523∼1594)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祠宇)로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한 곳이다.

이날 추향제에는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김상국 울산김씨 대종회장, 김상백 울산김씨 문정공대종중 도유사, 이흥규 김해향교 원로 유림, 최성종 전 성균관전례위원장, 박래호 필암서원 집강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초헌관(첫 잔을 올리는 제관)을 맡은 박 전 지사는 제를 마친 뒤 서원 내 청절당에서 ‘오늘날 필요한 주인정신’을 주제로 강론했다. 그는 “하서 선생의 학덕을 기리는 필암서원은 한국 유학과 선비정신을 그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며 “유학의 핵심 가치는 바로 ‘사람다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선비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뿌리 깊은 그 유산이 오늘날 한국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겨누게 만드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추향제가 끝난 뒤에는 ‘제22회 하서 추모 유적지 탐방 글짓기 대회’ 시상식이 열려 ‘황룡강의 물줄기처럼’을 주제로 글을 쓴 조이엘 양(12·진원초 5학년)이 으뜸상을 받았다.



장성=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