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중 ‘공공 설치미술’ 25일 공개 세계 7000명 ‘한글 인생문구’ 작품화 “우리 문자속에 세계인의 철학 녹여” 강 작가, 백남준과도 2인전 인연
이날 기자가 찾은 뉴욕한국문화원에서는 한글벽의 막바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문화원 측은 새 청사 건물 내벽에 ‘한글’을 테마로 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최근 1년간 강 작가와 협업해 왔다.
강 작가는 1990년대 백남준 작가(1932∼2006)와 2인전을 여는 등 최근 40년간 뉴욕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가로세로 3인치(약 7.6cm)의 정사각형 패널에 한글을 한 글자씩 새겨 모은 대형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강익중체’로 불리는 한글 폰트에 알록달록한 색을 더해 한국 특유의 색감을 강조한 것이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한국문화원 신청사에서 자신의 ‘한글벽’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강익중 작가(위). 높이 22m, 가로 8m의 거대한 사각형에 새긴 2만 개의 한글 패널로 구성됐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약 5개월에 걸친 이 사이트의 구축은 LG CNS가 재능 기부했다. 이 외 양현재단, 미국의 교포기업 키스그룹 등이 제작비를 후원했다.
강 작가 역시 이번 한글벽 설치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그는 “7000개가 넘는 문구 가운데 1000개를 뽑아 작성자 이름까지 작품에 소개했다. 이를 통해 총 2만여 개의 한글 패널로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보낸 ‘마음의 중심을 잡고 걸어가자’란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인 시기에 한글에 세계인의 철학을 녹일 수 있어 뜻깊다”고 강조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글벽’ 공개에 맞춰 구겐하임, 휘트니 등 뉴욕 유명 미술관이 소장 중인 강 작가의 작품을 대여해 ‘우리는 연결돼 있다(We are Connected)’란 제목의 강익중 회고전도 열기로 했다. 이 전시는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