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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부적절한 농담을 하는 시아버지에게 사이다 대응을 한 며느리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남편 바람 농담하는 시아버지 퇴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며느리 A 씨는 “난 딱 3번만 참았다”며 시아버지와 나눈 대화를 공유했다.
A 씨는 “결혼 초 시부모님과 식사하는 자리였다. 원래 우리가 밥 살 계획은 없었는데 우리보고 사라고 하시기에 별생각 없이 사려고 했다”며 “신랑이 결제하기 전에 나한테 ‘이거 사도 돼?’라고 물어봤다. 근데 시아버지는 남편이 나한테 허락 맡는 게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고 적었다. 당시 시아버지는 A 씨에게 “신랑 용돈 적게 주고 돈으로 조이면 바람난다. 조심하라”고 했다. 이에 A 씨는 대꾸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고 밝혔다.
A 씨는 “애 안 생겨서 시험관 하느라 호르몬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는데 그래도 관리해야지 하셔서 ‘그러면 시험관 안하고 우리 딩크로 살겠다. 다이어트 열심히 하고 피부 관리 받으면서 나한테 시간 쏟으며 살아야겠다고 했더니 그냥 시험관 하라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 정도 참아서 남편한테 얘기했다. 남편도 자기 아버지가 저러는 걸 싫어한다. 평소에도 헛소리하면 아버지한테 바로 뭐라고 한다. 근데 아들 말 들을 어른이겠냐. 그래서 딱히 남편한테 화나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시아버지의 마지막 농담은 아이를 낳은 후였다. A 씨는 “시댁 갔는데 육아 얘기가 나왔다. 시부모님이 신랑한테 육아 열심히 도와주느냐 새벽에 깨면 누가 재우냐 물어봤다. 신랑이 자기는 하는 거 없고 아내가 다 한다. 새벽에도 아내가 애기 다 재우고 한다면서 나를 치켜세워 줬다”고 말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남편한테 집안일, 육아 이런 거 다 시키면 남자들 도망간다. 아내가 집에 있으니까 다 해야 하는 게 맞다. 남자가 딴살림 차리지 않으려면 아내가 잘해야 된다”고 농담했다.
시아버지는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남자가 그럴 수 있으니 아내가 잘 하라는 말”이라고 답했지만 A 씨는 “아닌 것 같다. 한 두 번도 아니고 계속 그러시는데 뭐 있었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거 아니냐. 저랑 연애할 때 신랑이 양다리였나? 누구랑 바람났었나?”라고 집요하게 추궁했다. 결국 시아버지는 “미안하다. 내가 실언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A 씨는 “안 되겠다. 분명 과거에 뭐 있는 것 같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가 없지 않냐. 나도 우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며 남편을 의심하는 척했다. 이에 시아버지는 ”진짜 미안하다. 농담인데 농담처럼 받아들여야지. 뭘 부모님께 전화하냐“고 머쓱해했다고 한다.
끝으로 A 씨가 “그런 농담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아니면 신랑 지금 바람피우느냐? 딴 살림이라도 차렸느냐? 지금 다들 알고 계시는데 저만 모르는 거냐? 전 바람은 절대 용서 못한다. 바로 이혼이다. 애도 제가 키울 것”이라고 하자 시아버지는 “농담이니까 그럴 일 없다.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했고, 그 이후로 시아버지의 부적절한 농담이 멈췄다고 한다.
A 씨는 “지어낸 글이 아니냐”는 누리꾼의 댓글에 “그런 말 들으니까 좀 웃기긴 한데. 진짜 웃기지도 않은 실없는 농담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나이 드신 분들 꽤 많다”고 반박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