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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오늘 상암벌 입성…7개월 동안 쓴 ‘승리 서사’ 마무리

입력 | 2024-09-21 18:02:00

21~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10만명 규모 월드투어 피날레
‘2024 아이유 HEREH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 더 위닝’ 치러



ⓒ뉴시스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IU·이지은)가 약 7개월 동안 써온 ‘승리의 서사’를 마무리한다.

20일 소속사 이담(EDA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이유는 이날과 22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벌)에서 ‘2024 아이유 HEREH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 더 위닝’을 10만명 규모로 치러낸다.

지난 2월 미니 6집 ‘더 위닝’을 발매하고 3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출발한 ‘2024 아이유 허 월드 투어 콘서트 인 서울(IU H. E. R. WORLD TOUR CONCERT IN SEOUL)’의 피날레 자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내에서 올림픽주경기장과 비견할 만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4만명에서 6만명가량 수용이 가능하다. 올림픽주경기장이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국내 스타디움 아티스트급들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게 됐다.

그간 국내 붙박이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비롯 빅뱅, 지드래곤, 싸이, 세븐틴, 임영웅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아이유는 솔로 여성 가수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단독 공연한다. 아이유는 2017년 6월 지드래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연 솔로 콘서트에 게스트로서 이곳 무대에 올랐다. 아이유는 이미 지난 2022년 9월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올랐다.
아이유는 이번 공연으로 잠실주경기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이라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연장 두 곳에 모두 입성한 최초의 여성 뮤지션이 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5개월 간 18개 도시를 돈 투어 여정의 마지막이다. 아시아, 유럽, 미주지역 포함 이 숫자의 도시 관객과 만난 국내 여성 솔로 아티스트는 아이유가 처음이다. 국내에서 국민 가수급으로 통하는 아이유는 이번 월드 투어로 글로벌 인기도 확인한 셈이다.

처음 찾은 북미에서 6개 도시 투어를 성료하는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화제를 뿌렸다. 요코하마, 타이베이, 싱가포르, 자카르타, 홍콩, 마닐라(불라칸), 쿠알라룸푸르, 런던, 베를린, 방콕, 오사카 등을 거쳐 북미에 입성했다.
특히 K팝 장르로 분류되는 노래를 부르지 않은 아이유가 북미 지역 내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번 투어로 계속 공연을 잡아도 될 만큼 현지 팬층이 두텁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투어는 티켓 오픈 10분 만에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특히 LA 공연 당시 현지에 거주 중인 국내 원조 디바 패티 김이 현장을 찾았다. 패티 김은 아이유가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6집 ‘더 위닝(The Winning)’ 수록곡인 블루스 기반의 트랙 ‘쉬(Shh)…’의 스페셜 내레이션을 맡았다. 아이유는 당일 콘서트에서 해당 곡의 순서를 마친 뒤 패티 김이 앉아 있는 쪽을 향해 진심 어린 존경심을 표했다.

이번 투어에서 또 주목 받은 인물은 ‘미국 유애나(아이유 팬덤) 할아버지로’로 통하는 제브 라테트 씨였다. 라테트 씨는 아내와 함께 오클랜드 공연을 찾았다.

이런 아이유의 이름값으로 인해 이번 앨범과 투어 도중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 졸전으로 촉발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문제의 불똥이 애먼 그녀에게 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유 측은 이미 공연 당일 대규모 인파가 현장에 운집하는 만큼, 잔디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철저하고 엄격하게 준수함은 물론, 전 스태프를 대상으로 숙지하고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행동 강령 등에 대한 사전 교육도 실시한다.

이담은 “당일 좌석 배치 및 일요일 공연 종료 후 곧바로 철수를 진행한다. 이때 통풍이 잘되고 물을 줄 수 있게 구멍이 뚫린 잔디 보호대를 설치해 물을 주는 등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이유 측은 최근 서울 마포구 한 대단지 아파트 주민 전원에게 종량제 봉투를 선물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의 이 단지엔 약 3700세대가 살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야외 공연장이라 인근에 일부 전달될 소음이 걱정돼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공연 첫날 문제는 폭우다. 전날 아이유 콘서트 팀은 폭우 속에 무대 장치 등을 설치하느라 고생했다. 다행히 일기예보를 보면 이날 오후에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의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 하늘도 돕는다. 정말 비가 오지 않는다면, 아이유는 ‘하레온나’(はれおんな·晴れ女)가 된다. 하레온나는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중요한 날 높은 확률로 날씨가 맑은 경우, 축복을 받았다는 의미로 여자를 가리켜 부르는 애칭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2019)에서 기도하면 비를 멈추게 하는 주인공 ‘히나’가 대표적 예다. 22일 공연에선 비 예보가 없다.

사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설명하면서 ‘승리’를 내세웠다. 그건 패배와 몰락을 아는 사람이라 가능하다. 대중음악은 사실 삶에서 실패한 자들의 표정을 톺아보면서 위로의 기능을 해왔다. 그럼으로 어떤 삶이 더 나은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왔는데, 10대에 데뷔해 20대에 갖은 편견과 어려움을 뚫고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된 아이유는 좋은 노래는 일상적 가치의 기준점을 다시 돌아보면서, 노래한다. 같은 메시지라도 다른 화법으로 세상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고 그 증거를 이번 앙코르에서 보여줄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