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심사 벽 높아 성사 불투명”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한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이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데 이어 인수합병(M&A) 대상으로까지 전락한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퀄컴이 인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20일 기준 인텔의 시가총액은 932억 달러(약 124조5000억 원)로, 인수가 성사될 경우 최근 수년간 이뤄진 M&A 중 가장 규모가 큰 ‘세기의 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소식은 위기를 맞은 인텔이 강도 높은 내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와중에 전해졌다. 앞서 16일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분사하고 폴란드와 독일에서 진행되는 공장 건설을 2년간 중단하는 등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다만 WSJ 등 외신은 인수가 실제로 성사되기엔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 벽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수 제안 사실을 전한 소식통들도 이번 거래가 확실하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퀄컴이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인텔의 자산이나 사업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수 타진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3% 하락 마감했고, 인텔 주가는 3% 상승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