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구 교동 낙수정 일원 최종 선정… 후백제의 역사 연구하는 거점 시설 국비 450억원으로 2030년까지 건립 시, 도로 확장하고 역사공원 조성… ‘왕의 궁원 프로젝트’ 핵심 시설로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 낙수정 일원에 들어설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 조감도. 국가유산청은 최근 위원회를 열어 센터 건립 후보지로 이곳을 최종 선정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는 후백제의 왕궁이 있던 왕도(王都)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등 다양한 문헌에는 견훤왕이 전주를 도읍으로 정하고 백제 건국을 선포해 37년간 통치했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후백제 문화유산은 162곳인데, 이 가운데 76.5%에 해당하는 124곳이 전주(70곳)와 전북(54곳)에 있다.
후백제 관련 역사 문화를 조사·연구하는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가 전주시에 둥지를 튼다. 후백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호남의 중심 도시로 기능하며 보유한 각종 문화유산을 한데 묶어 관광 활성화를 꾀하려는 전주시의 ‘왕의 궁원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른다.
22일 전북도와 전주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최근 위원회를 열어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 건립 후보지로 전주시 완산구 교동 낙수정 일원을 최종 선정했다. 이번 센터 건립 후보지 선정 공모에는 전주시를 비롯한 4개 자치단체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는 후백제의 역사와 흔적을 조사·연구하는 거점 시설로, 그 성과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유하게 된다. 국비 45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짓는다. 2만3000㎡ 부지에 연구실, 자료관, 전시관, 수장고, 유적공원, 교육 및 체험 시설 등을 갖춘다. 내년부터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6년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센터 유치에 앞서 후백제 역사와 문화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오랜 기간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1980년대 동고산성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후백제 유산 연구를 지속했다. 그 결과 사적 지정을 추진 중인 전주 동고산성을 비롯해 진안 도통리 청자 요지, 장수 침령산성, 남원 편운화상탑, 완주 봉림사지 삼존석불 등이 국가유산으로 지정됐다.
후백제 유산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특히 ‘역사 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1월 후백제 역사 문화권을 설정하고, 3월에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후백제역사문화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후백제 유산을 발굴하고 가치를 조명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 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후백제 역사 문화권 진흥 조례’도 만들었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향후 국가유산청과 긴밀히 협력해 후백제 고도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북도를 비롯한 후백제의 전 영역에 있는 자치단체들이 함께 후백제의 역사 문화를 알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향후 건립될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후백제 역사 문화권에 대한 정비 등을 통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 및 다른 시도, 도내 시군과 함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