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모니터에 SK하이닉스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39포인트 오른 2580.80에 마감하고, 코스닥은 6.31포인트 오른 739.51에 장을 마무리했다. 2024.9.19/뉴스1
지난주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부정적 보고서의 충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일이 벌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대형 호재에도 보고서의 영향으로 한국 증시는 긍정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보고서를 내기 이틀 전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진 SK하이닉스 대량 매도를 놓고 선행매매 논란까지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5일 ‘겨울이 닥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삼성전자는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급격히 낮췄다. D램 수요 부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가능성을 이유로 3개월 전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추석 연휴 후 첫 개장일 하루 만에 SK하이닉스는 6.14%, 삼성전자는 2.02% 급락해 시가총액 15조 원이 증발했다.
최근 D램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꺾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셋 등에 쓰이는 한국산 고부가가치 HBM은 이미 내년 생산 예정 물량까지 모두 팔린 상태다. 보고서의 비관론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건스탠리는 예전에도 한국 반도체 기업 전망을 급격히 낮춘 적이 있다. 2017년의 부정적 전망은 그해와 이듬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의 경기 부진 우려와 보고서 영향 등이 겹쳐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시총이 117조 원 줄었다. 한국 증시의 외국인투자가 비중은 33%로 7개월 만에 최저다. 정작 경기 위축을 우려해 금리를 낮춘 미국 증시는 상승세다. 근거가 희박한 비관론이 멋대로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은 실현되기 어렵다.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불건전한 행위는 끝까지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