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분신계기 민주화운동 7차례 국회의원 출마 모두 낙선 최근까지 의원특권 폐지 운동 매진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의 빈소. 뉴시스
‘영원한 재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22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9세.
장 원장은 올해 7월 “할 만큼 했다. 미련 없다”며 담낭암 말기 진단을 알렸다. 지난달 병세가 악화해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장 선생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우리 시대를 지키신 진정한 귀감이었다. 장 선생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장 원장은 196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후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수감과 수배 생활을 반복했지만 다른 ‘운동권 출신’들과 다르게 민주화운동 보상금은 수령하지 않았다.
장 원장은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최근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매진해왔다. 그는 이달 초 병문안을 온 54년 지기 김 장관에게 “너부터라도 특권 좀 내려놓으면 안 되겠나”라고 말하며 생의 마지막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고 한다. 그는 김 장관에게 “할 일이 아직 태산인데, 몸이 안 따라준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날 빈소에 정부가 고인에게 민주주의 발전 공로로 추서한 국민훈장 모란장이 놓여 있다. 뉴스1
이날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정치인들이 보낸 화환과 조기가 자리했다. 유족은 부인 조무하 씨와 딸 하원·보원 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 빈소에서 26일까지 5일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