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찾아온 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3.8. 뉴스1
역대급 무더위를 자랑한 올여름이 지나간 가운데, 올겨울은 영하 18도의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이번 겨울은 많이 추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2021년이나 2022년 겨울과 비슷한 패턴이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추석까지 이어진 무더위에 대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예년에 비해서 상당히 팽창돼 있었는데 이것이 약해지지 않고 상당히 오랫동안 갔다”며 “그 이유를 찾는다면 서부 태평양 적도 해역 쪽에서 서쪽 해역의 수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지금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개성보다 더 남쪽, 그리고 동해 쪽으로 보면 울진보다 더 남쪽부터 해서 해수 온도가 거의 30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 사이의 경계가 되는 것을 제트스트림이라고 하는데 이게 압록강 쪽에 있다가 갑자기 남쪽으로 내려와 비 피해가 많이 난 것”이라고 하며 “이후 북쪽 세력이 강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남쪽으로 밀어내면서 쌀쌀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매 여름과 가을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화 혁명 이후 대기 중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그것 때문에 지구의 열이 많이 적체되었다”며 “그 적체된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들어갔다. 그래서 해수 온도가 굉장히 높은 거다. 지구는 70%가 바다고 30%가 육지다. 육지는 광활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사방이 뜨거운데 육지만 뜨겁지 않으면 이상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올여름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가을도 짧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한 10년 정도 데이터를 보면 가을다운 가을은 거의 실종됐다”며 “올해 같은 경우 가을다운 가을은 거의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작년의 경우에도 11월 중순경까지 낮 기온이 29도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20도 이상 떨어지는 현상이 보였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사람들이 가을이 왔다고 좋아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거의 30도 가까운 고온이 이어진다. 이게 11월 초까지는 이어지다가 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2021년, 2022년에 보면 대안 한파라고 해서 영하 18도 이상 떨어지는 추위가 있었다. 미국 텍사스에서도 한파가 와서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되는 일이 있지 않았나”며 “그때가 2021~2022년이었는데 올해 겨울이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