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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배관 설계하고 플랜트 철골구조 자동화

입력 | 2024-09-25 03:00:00

[진화하는 한국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AI 미장 로봇은 타설된 콘크리트 바닥 면을 3D 스캐너로 정밀 측량하고 자동으로 표면 평탄화 작업을 수행한다. 사진은 AI 미장 로봇 운영 그래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및 건설 분야 특화 LLM’을 개발 중이다. 플랜트 및 건설 분야에 특화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다. LLM은 거대 언어 모델로 언어 이해 및 생성 등 인간과 유사한 언어를 처리하고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다. 잘 알려진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의 핵심 기술이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은 프로그램에 간단히 질문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정제된 데이터나 문서 등을 얻을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프로그램을 업무에 본격 투입할 경우 정보검색 시간 단축 등 ‘생산성 향상’, 보고서, 문서 자동 생성 등 ‘업무 효율화’, 리스크 분석, 기술적 의사결정 등 ‘업무 지원체계 확립’ ‘임직원 교육 시스템 구축’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활용해 설계 역량 향상에 집중

건설사에서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설계 자동화 분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플랜트 사업에서 AI를 활용해 파이프라인 구조 설계를 완전 자동화할 수 있는 틀을 갖췄다.

우선 지난 5월 구축한 ‘공정 배관 계장도(P&ID) 자동 인식 시스템’을 통해 사업 초기 발주처로부터 인계되는 주요 공정 정보를 담고 있는 설계 도면인 공정 배관 계장도를 자동으로 인식해 배관 및 계장 목록과 CAD 도면 등 디지털 공정도를 생성한다. 이후 ‘배관 자동 설계 시스템’을 통해 배관 정보를 담고 있는 디지털 공정도를 3D 모델로 자동 변환, 배관 설계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파이프랙 설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파이프랙 설계를 완성함으로써 △공정 배관 계장도 자동 인식 및 디지털 공정도 생성 △3D 모델링을 통한 배관 자동 설계 △파이프랙 자동 설계 체계를 갖춰 파이프라인 구조 설계를 완전 자동화할 수 있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국내 최초로 ‘AI 기반 플랜트 철골구조물 자동 설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출원을 했다. 이는 설계자가 건물의 크기, 하중, 형태 등 기본적인 설계 조건을 입력하면 10분 이내로 철골구조물 설계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건축 부문에서도 아파트 단지 공간의 설계 범위 등 기본적 설계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단지 내 옥외 공간의 설계 초안을 제안하는 ‘AI 기반 공동주택 조경설계 자동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조경 설계에 AI 기술을 접목한 사례다.



시공, 안전관리,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 외 기타 건설 공정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먼저 시공 분야에서 ‘AI 미장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AI 미장로봇은 바닥 미장 작업의 무인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스마트건설 장비다. 현장에 투입할 경우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반복 작업이 필요한 부분의 미장작업을 자동화하는 등 시공 품질 균질화 및 인건비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작업자가 작업 현장에서 떨어진 공간에서 로봇을 운용하기 때문에 작업에 대한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안전 분야에서는 ‘AI CCTV’를 예로 들 수 있다. AI CCTV의 주요 기능은 실시간 영상 분석과 환경 모니터링이다. 먼저 실시간 영상 분석을 통해 작업자와 건설장비 등을 인식한다. 이후 이를 통해 작업자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감지하고 알려주며 건설장비의 온도와 불꽃, 고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11가지 환경 요소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원 분야에서도 데이터 자산화 및 머신러닝 등 최신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업무 자동화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 시공, 관리, 안전 등 건설 공정 전 과정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건설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