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4년 전 시작한 청년 지원 사업 정부 지원금 잘 관리할 수 있게… 통장 관리부터 투자 방법 등 교육 22곳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 연결… 요식업-바리스타 등 직무경험 확대 햄버거 전문점과 손잡고 창업 지원
1. 자립준비청년 최종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굿피플 국내사업팀 한유미 대리. 2, 3. 자립준비청년 블리스버거 전남영광점 창업. 굿피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한유미 굿피플 국내사업팀 대리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을 기획하던 당시 청년들을 직접 만나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돈 관리라고 했다”며 “시설을 퇴소하는 시점에 많은 지원이 집중되면서 큰 금액의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막막했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마음의 문을 닫은 자립준비청년도 있었다. 2021년 아동자립지원 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사후관리 대상자 중 연락이 되지 않는 비율은 20.2%로 총 2299명에 달했다. 어른이나 또래로부터 안 좋은 경험을 당한 청년들은 또래 청년과 교류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했다.
좋은 친구들이 만드는 좋은 변화
굿프렌즈라는 이름처럼 자립준비청년들이 사업 첫해부터 좋은 친구가 된 것은 아니다. 청년 간에, 청년과 사업 담당자 간에 서로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나누기까지는 2년이 넘게 걸렸다.
첫해는 재무 교육에 집중했다. 통장 관리와 운영, 소비 습관 개선, 투자 방법 등 필수적인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했다. 관계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외부 활동도 병행했다. 서로에게 익숙해진 자립준비청년들은 시간이 지나며 친밀감이 쌓이고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3년 차가 됐을 땐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언제든 힘들 때 연락할 수 있는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특히 사업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중 73%가 사업 참여 후 자립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자립에 도전할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자립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자립준비청년의 의견을 듣고 있는 굿피플 국내사업팀 한유미 대리. 굿피플 제공
“정부에서도, 여러 기관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지원해주고 계세요.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 지원이 끝난 뒤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하게 돼요. 절벽 끝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굿프렌즈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인터뷰 중)
레진 공예 전문 사회적 기업인 ‘몽실꿈터’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들. 굿피플 제공
레진 공예 전문 사회적 기업인 ‘몽실꿈터’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들. 굿피플 제공
한편 굿피플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인 ‘블리스버거’와 협력해 자립준비청년의 창업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남 영광의 자립준비청년들이 굿피플의 지원으로 블리스버거 전남영광점을 오픈했다. 굿피플과 블리스버거는 창업을 위한 역량 강화는 물론 운영에 필요한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했다.
블리스버거 전남영광점이 성공적으로 개점함에 따라 굿피플과 블리스버거는 창업을 희망하는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2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김천수 굿피플 회장은 “일차원적인 지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자립준비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뾰족하고 치밀한 지원 체계를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굿피플은 4년 동안 동행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