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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통증 개선 ‘추간공확장술’… 척추 수술 전 고려를

입력 | 2024-09-25 03:00:00

서울 광혜병원
경막외 카테터로 유착 부위 1차 박리하고, 특수 키트로 인대 절제-염증 유발물질 배출
최소 침습-부분 마취로 고령자에게도 적합… 입원 병실 연계 시스템으로 환자 회복 도와




특수 키트로 인대를 절제해 신경의 물리적 압박을 해결하는 추간공확장술 기계적 치료 원리.

추간공은 척추질환과 관련된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지점 중 하나다. 이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의 물리적 압박이나 생화학적 염증은 환자들에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므로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따라서 척추질환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추간공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보된 공간으로 염증 유발 물질과 유착을 씻어내는 추간공확장술 생화학적 치료 원리.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간공 접근법에 기초한 추간공확장술을 개발하고 지난 10여 년간 3만 건 이상의 시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면서 척추질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박 대표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간공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그에 따른 치료 효과, 추간공확장술이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척추질환 통증에 있어 추간공이 중요한 이유는….

“인체의 중심인 척추 구조 중에서 통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신경은 중심부의 척추관(척주관)을 지나는 신경다발과 척추관의 양쪽으로 연결되는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가지다. 추간공 부근에 있는 후근신경절(DRG)이 통증에 특히 민감한 곳이다. 또한 척추관이 하수도관이라면 추간공은 하수도관의 곳곳에 이어진 배수구이고, 추간공의 내외측에 거미줄처럼 미세하게 얽혀 있는 인대들이 배수구의 철망이라 할 수 있다. 배수구 철망에 들러붙은 여러 이물질은 신경과 인대 주변에 분포하는 척추의 염증 유발 물질이나 미세한 섬유성 유착과 매우 흡사하다. 이런 추간공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추간공은 유착이나 협착 등에 더욱더 취약하다. 따라서 추간공의 독특한 구조와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과의 밀접한 관련성이 바로 척추질환 관련 통증에 있어 추간공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는 이유다.”

―추간공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통증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추간공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꼬리뼈 접근법이다. 꼬리뼈 하단의 중앙 부위에 열린 틈새로 경막외 카테터나 경막외로 투여하는 니들이 진입하게 된다. 척추관 내부에서 병소 허리뼈 마디의 추간공, 추간공 외부의 순서로 진행하므로 인-아웃 접근법이라고도 한다. 꼬리뼈 하단부터 시작해 허리뼈의 병변 부위까지 척추관을 따라 올라가기에 경로가 가장 길다. 따라서 진행 과정에서 신경 접촉의 빈도가 잦은 편이다. 둘째, 추간공 접근법이다. 옆구리 쪽에서 직접 병소 부위 허리뼈의 추간공으로 들어가 중앙의 척추관 쪽으로 진입하게 된다. 추간공 외부, 추간공, 척추관 내부의 순서로 진행해 아웃-인 접근법이라고 한다. 다른 마디를 거치지 않고 해당 마디로 바로 진입하므로 가장 경로가 짧다. 따라서 진행 과정에서 신경 접촉의 빈도가 가장 적은 편이다. 셋째, 추궁간 접근법이다. 옆구리 쪽에서 직접 특정 마디를 공략하는 것은 추간공 접근법과 유사하나 인체 중심선을 기준으로 반대쪽에서 접근하는 것이 다르다. 즉 반대편에서 척추관의 후방부 쪽의 경계에 해당하는 추궁을 가로질러 해당 추간공으로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해당 마디의 추간공 내부는 접근 가능해도 추간공의 중앙부나 외측까지 도달하려면 해당 경로에 신경다발을 관통해야 하므로 접근에 한계가 있다.”



―추간공확장술에서 채택하는 접근 방식은….

“추간공확장술의 핵심 치료 원리는 먼저 추간공 내외측에 위치한 인대 및 척추관 후방부의 황색인대를 한·미·일에서 특허받은 특수 키트로 절제해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신경의 물리적 압박을 해소한다. 이후 해당 공간으로 염증 유발 물질을 배출해 신경 주변의 생화학적 염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다. 관건은 ‘추간공 내외측에 위치한 인대 및 척추관 후방부의 황색인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절제할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최단 거리이면서 직접 추간공의 외측·중앙·내측을 거쳐 척추관의 후방부까지 특수 키트를 순차적으로 아웃-인 방식으로 도달시키는 추간공 접근법을 1순위로 채택했다. 또한 꼬리뼈 접근법으로 진입한 경막외카테터를 이용해 영상 장비로도 식별이 어려운 미세한 유착 부위를 확인한 후 미리 1차로 박리한다. 이는 통증은 줄이고 시술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 결과 1단계의 꼬리뼈 접근법과 2단계의 추간공 접근법을 통해 양방향으로 추간공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생화학적 염증 유발 물질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 이런 복합적인 치료 원리 덕분에 척추관협착증, 허리 디스크, 척추 유착성 질환(섬유성, 수술성),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었다.”



―추간공확장술의 주요 특이점은….

“추간공확장술은 두 단계에 걸쳐 다양하게 신경과 접촉이 불가피하므로 안전한 시술을 위해 경막외 마취라는 전문적인 척추 부분 마취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피부에 국소마취로 진행되는 주사 치료나 시술 등에 비해 마취 후 회복이 더딜 수 있다. 특히 환자의 연령대,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회복 속도도 다양하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먼 지방에서 내원한 환자의 경우 귀가 등이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술 후 충분한 안정과 회복 이후 퇴원할 수 있도록 입원 병실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추간공확장술은 고령이나 기저질환 등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울 때도 적용 가능하며 최소 침습적으로 진행되므로 근손실이나 흉터가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척추질환 치료의 최후 수단으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 볼 수 있는 좋은 비수술 방안이라 자신한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