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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시대, 인재는 부족… 韓 제2 이소연 키워야”

입력 | 2024-09-24 03:00:00

우주비행 日 최다 5번 경험 와카타씨
“젊은이들 우주비행사 보고 꿈 키워
민간인 우주 유영도 성공하는 시대”




“많은 젊은 세대들이 우주 비행사를 보고 꿈을 키웁니다. 세계적으로 우주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은 의지를 가지고 두 번째 우주인을 키워내야 합니다.”

11일 인천 중구의 한 리조트에서 만난 와카타 고이치(若田光一) 액시엄 스페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한국이 좀 더 우주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3월까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우주 비행사로 활동했다. 일본 우주 비행사 중 가장 많은 5번의 우주 비행을 경험한 와카타 CTO는 일본에서 ‘우주 영웅’으로 통한다.

한국에선 우주 비행사가 드물다. 2008년 러시아 소유스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열흘간 머물다 온 이소연 박사가 처음이자 유일한 우주 비행사다. 와카타 CTO는 “한국은 기술과 인재 측면에서 (이미) 우주 강국이다. 내일 당장이라도 두 번째 우주 비행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제2, 제3의 한국 우주 비행사가 나오게 하기 위한 마중물은 우주 비행사 육성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라고 했다.

그가 JAXA에서 퇴직한 뒤 몸담고 있는 액시엄 스페이스는 미국의 우주 기업이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약회사 보령이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802억 원)를 투자했다.

20년 이상 사용해 온 ISS는 노후화가 심각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경 ISS 퇴거를 결정했다. 와카타 CTO는 “아직 NASA와 정확한 일정을 논의 중이지만 2026년경 (ISS를 대체할) 첫 모듈이 발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분야 국제 비영리 기구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민간 우주정거장 시장은 2030년 370억 달러(약 49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민간 우주비행 사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앞서 3번 발사에 성공했고 내년 상반기(1∼6월)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4차 발사에는 보령이 올해 개최한 ‘청소년 우주과학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초등학생 그림 20점이 함께 실릴 예정이다.

와카타 CTO는 “현 세대는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이 늘었다. 민간인 우주비행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우주와 지구를 감상했으면 좋겠다”며 5번의 우주 비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우주 유영에 대해 언급했다. 우주 유영은 최근 최초의 민간인 도전 성공으로 미래 우주여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영역이다.

산소줄 하나에 의지해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으로 나가는 우주 유영은 다양한 우주 임무 중에서도 최고난도다. 그는 1월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ISS의 태양광 패널 8곳을 교체하는 작업을 위해 7시간가량 우주 유영을 경험했다.

와카타 CTO는 “우주 유영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치 우주복을 입은 제가 지구의 작은 위성이 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