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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동생 이름 팔아 수십억 계돈 빼돌린 60대 누나, 징역 5년 6개월

입력 | 2024-09-24 11:18:00

재판부 “동생 지위 내세워 여러 계 운영하며 피해 키워”



부산지법 동부지원 입구. ⓒ News1 DB


부산에서 계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 상당의 곗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기초자치단체장의 누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문경훈 부장판사)는 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수의 누나 A씨(60대)에 대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기장군에서 10개의 낙찰계를 운영하면서 기초자치단체장을 지낸 친동생을 내세워 계 가입을 유도하고, 계원 20여명으로부터 곗돈 약 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계원들에게 차용금 명목으로 약 1억5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낙찰계는 자신이 가장 낮은 금액을 받겠다고 하거나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한 계원부터 곗돈을 타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A씨는 그간 계원들 몰래 본인이 계금을 임의로 낙찰받거나 허무인(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 명의로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렇게 낙찰받은 계금을 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차용금의 경우 모두 변제했다고 주장했으며, 친동생이 군수의 지위에 있는 점을 이용해 기망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차용금을 변제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서 사용한 별도의 차용금에 대한 변제 또는 낙찰계 대금 지급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이 가진 능력에 비해 더 많은 계를 조직할 수 있었던 건 동생이 군수라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2015년부터 여러 계를 운영하면서 계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에도 자신에게 닥친 경제적 위기 상황을 오히려 더 많은 계를 조직함으로써 해결하려다 피해를 더 키웠다”며 “결국 피고인이 조직한 계들이 2023년 2월부터 연쇄적으로 파괴되면서 20억원이 넘는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됐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