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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만원 벌어”…냉장고 들고 언덕 오르는 울릉도 배달기사

입력 | 2024-09-24 11:14:00


울릉도에서 ‘쿠팡맨’으로 일하고 있는 34세 청년 김수현씨. 유튜브 채널 ‘갈때까지간 남자’ 갈무리


울릉도에서 ‘쿠팡맨’으로 일하는 30대 남성이 월 순수익이 700만 원에 가깝다고 밝혀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갈때까지간 남자’(갈간남)는 울릉도에서 쿠팡맨을 하는 김모 씨(34)의 일상을 공개했다.

갈간남은 오후 12시 20분경 김 씨를 만나 함께 선착장으로 향했다. 울릉도에는 물류센터가 없기 때문에 배를 통해 물건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김 씨는 “육지에서 분류해서 보내주면 큰 차에 실어서 들어온다. 그걸 배에서 내리면 물류장으로 가서 분류하기 위해 차로 가지러 간다”면서 “울릉도로 들어오는 크루즈가 있어서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사가 많고 꼬불꼬불한 울릉도 길을 운전한 김 씨는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파른 계단이나 언덕 곳곳을 올라갔고, 직접 집 앞에까지 배송했다.

그는 “물건을 한꺼번에 다 싣질 못하니까 두 번에 나눠서 상하차한다. 여긴 리어카도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다 걸어가야 한다”며 “울릉도는 골목이 많으니까 대부분 다 주차하고 (직접 들고) 배달한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갈간남이 ‘생수 배달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씨는 “생수가 문제가 아니고 냉장고도 들고 올라가야 한다. 일단 로켓 배송이라고 돼 있는 건 전부 다 가야 한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에 대해 김 씨는 “오전 7시에 나가서 빨리 끝나면 오후 1시~2시 30분 정도다. 배가 이틀 동안 안 오면 밤 10시에 끝날 때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 달 평균 수익에 대해서는 “기름값이랑 이것저것 떼고 나면 600만 원 후반대 번다”고 밝혔다.

그는 “몸은 당연히 힘든 거고 힘든 만큼 버니까 상관없는데 일하면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토로했다.

울릉도에서 ‘쿠팡맨’으로 일하고 있는 34세 청년 김수현씨. 유튜브 채널 ‘갈때까지간 남자’ 갈무리

이어 “쿠팡이라고 돈 다 많이 번다고 섣불리 시작하는데 처음에 100개를 들고 가면 하루 만에 다 배송 못 할 것”이라며 “무턱대고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버는 것만큼 대가는 무조건 있다”고 강조했다.

갈간남은 “육지 쿠팡맨보다 수월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울릉도 특성상 길이 많이 험난하더라. 운전뿐만 아니라 차에서 내려 물건을 가지고 올라가는 구간이 다 오르막이고 골목길”이라며 “길도 많이 좁다. 육지 쿠팡맨보다 2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동행 소감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쿠팡맨 현직 15년 차다. 안 가 본 곳, 안 해본 곳 없는데 저기는 자신이 없다”, “울릉도에 없어선 안 될 분이다”, “이런 분은 월 1000만 원 드려야 한다”, “보기만 해도 숨 막히는 노동 강도다. 힘든 만큼 돈 많이 벌고 건강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