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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필수의료 교수 “이대로면 암 수술 받기 어려워 …여러 병원 전전할 수도”

입력 | 2024-09-24 19:47:00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2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오가고 있다. 2024.9.22. 서울=뉴스1

지방 필수과 교수가 “위암 전문의, 대장·항문 전문의 신규 배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다 암 수술을 받기 어려워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따르면 박승배 강원대병원 외과 교수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해 40명 이상 배출되던 위암 전문의가 한 해 10명도 배출되지 않고, 대장·항문 신규 전문의도 2022년 45명에서 올해 21명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다가는 암 수술을 받기 어려워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어느 순간 외과를 하겠다는 지원자가 점점 줄어들었고 지원자 중에서는 부모님이나 배우자의 반대로 지원을 철회했던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또 7개월 간 계속돼 온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와 함께 의료 사고 시 의료진의 법적 책임에 대한 개선책, 저수가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병백한 의료진의 잘못으로 환자가 안 좋아졌다면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특별한 잘못은 없지만 도의적으로 배상하라는 등의 판결은 후배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속 영장이 발부돼 62일 간 수배 생활을 한 바 있다. 그는 후배 전공의들에게는 “전공의, 학생이 없어 사고가 났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교수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도부나 타인에게 맡겨두고 끝에 가 대세에 따른다는 자세보다 본인의 결정은 본인이 책임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