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투자액 28조5000억 원 중개형 상품 가입자만 450만 명 비과세-납입 한도 커져 가입 러시 만기 후엔 연금 계좌로 이전 추천
똑같이 투자했는데 계좌만 바꿔도 더 많은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솔깃할 얘기다. 주식 등에 투자할 때 더 많은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설이 필수적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ISA가 어떤 상품이고, 최근 ISA 투자 트렌드가 어떤지 알아봤다.
● 중개형 ISA가 이끄는 ISA 투자
ISA 가입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제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ISA는 이자와 배당 등 이익과 손실을 합친 뒤 200만 원(일반형 기준)까지 비과세된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비과세 한도가 500만 원까지 늘어난다. 납입 한도 역시 연간 2000만 원(총 1억 원)에서 연간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확대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SA는 주식, ETF 등에 직접투자를 할 수 있고 펀드 등에 간접투자도 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ISA 계좌 가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ISA 투자, 해외 ETF·채권 늘었다
ISA 가입자들은 어떤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을까. 예금 및 적금 투자액이 14조5000억 원으로 투자 비중으로는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50.4%에 달했다. 하지만 2021년 61.5%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최근 가입자가 증가하는 중개형 ISA 계좌는 투자액의 70% 이상이 주식과 ETF에 집중됐다. 특히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에 투자하는 비중이 2021년 4.0%에서 올해 24.1%까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미국 증시의 호황이 계속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개형 ISA 계좌로는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없어 그 대체재로 국내 상장 해외 ETF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ISA를 통한 채권 투자 역시 증가 추세다. 올해 6월 말 기준 중개형 ISA 채권 투자액은 1조790억 원으로 국내 ETF 투자액(1조86억 원)을 넘어섰다. 채권 투자 비율이 전체 투자액의 7.5%에 달한다. 키움증권 측은 “지난해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37조 원을 넘어서는 등 채권 투자가 늘고 있다”며 “중개형 ISA 계좌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와 더불어 채권 투자를 병행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만기 후 연금계좌 이전으로 ‘세(稅)테크’
금융사들이 중개형 ISA 계좌 투자자들에게 주는 혜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중개형 ISA 전용 ELB 특판’을 판매한 바 있다. 8월 청약한 해당 상품은 만기 3개월에 연 5.0% 수익률을 제시했는데, 일반 계좌의 동일 상품은 만기 6개월에 연 4.1% 조건이었다. 같은 상품이라도 중개형 ISA 계좌를 통해 투자하면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