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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후불제-바이오 스퀘어 결실… 중부내륙 발전 이끌 것”

입력 | 2024-09-25 03:00:00

[민선8기 반환점, 광역단체장에게 묻는다]
〈11〉 김영환 충북도지사
‘오송 K-바이오 스퀘어’ 지정 성과… 희귀병 치료법-의약품 등 연구개발
도민 924명 의료비 후불제 혜택… 전국 확대됐으면 하는 대표 정책
연안 중심 개발에 내륙 지역 소외… 특별법 개정안 연내 통과 목표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북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개혁의 교과서’이자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 제공


“중부내륙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와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소멸 위기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겠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69)는 13일 충북도청 2층 여는마당(접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안 중심의 국가 성장전략으로 인해 정부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된 중부내륙지역 8개 시도를 위해 제정된 ‘중부내륙특별법’의 보완과 개정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여는마당 벽면에는 민선 8기 들어 충북에서 진행된 개혁 사례를 담은 A4용지 크기의 보고서 수백 장이 촘촘히 붙어 있었다. 김 지사는 “창조의 희열이 용솟음치고 있는 충북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개혁의 교과서’이자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민선 8기 전반기 충북도의 최고 성과를 하나 꼽자면….

“충북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지고 견인할 ‘오송 K-바이오 스퀘어’ 지정이다. 희귀병 치료에 필요한 방법이나 약 물질을 만들고 세계의 관심이 오송으로 모이면 충북의 비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전이 될 것이다.”

―고속철도(KTX) 오송역 선하 공간 개발에 관심이 많다.

“오송역 선하 공간은 오송역 철로와 지상 주차장 사이를 말한다. 높이 18m, 너비 150∼300m, 길이 3km의 세계 최대·최장 규모다. 이 공간은 신이 대한민국에 준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새 활용(업사이클링)을 통한 공간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한 곳이다. 문화와 전시, 공연, 체육 활동까지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전국의 젊은이들이 오송역에 와서 일하고, 즐기고, 헤어지는 문화와 정보의 만남 플랫폼이 만들어질 것이다. 충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충북의 정책이 있나.

“의료비 후불제다. 질병이 더 악화되기 전에 먼저 치료받고, 나중에 병원비를 분납으로 갚는 것이다. 건강을 회복한 뒤 병원비를 나중에 갚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민 924명이 24억 원을 신청했고, 미상환율은 6명(0.8%)에 불과하다. 과도한 예산 투입 없이 도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선행적 의료복지제도로 안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민의료보험 제도 이후에 국민 의료복지를 선행적 복지로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 영상자서전 사업 참여자가 1만 명을 돌파했다.

“활자로 기록되는 자서전을 영상으로 만드는 충북의 혁신적 사업이다.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승된다는 점에서 매우 민주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충북도민이면 누구나 자신의 진솔한 인생 기록을 10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충북영상자서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할 수 있다. 현재 4개 기관 50명의 시니어영상 촬영단을 2026년까지 250명 이상으로 늘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또 영상콘텐츠 아카이브도 만들어 지역 문화와 역사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중부내륙특별법 개정은 어떻게 추진되나.

“그동안 연안 중심의 국가 성장전략으로 인해 정부 정책으로부터 소외받은 중부내륙지역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제도적 보상으로 지난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연안을 포기하고 내륙으로 가지는 게 아니고, 연안만으로는 안 되니 내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8개 시도 27개 시군이 해당된다. 22대 국회에 개정안을 발의해 연내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충북의 미래와 100년 앞을 내다볼 때 중요한 문제다. 청주공항이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민군 복합 공항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청주공항은 해마다 최다 이용객 기록을 깨고 있다. 조만간 7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다. 7개국 13개 국제선이 운항 중인데, 연말까지 10개국 25개 노선으로 확대된다.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을 국토교통부의 ‘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충청권과 중부내륙연계지역 지방자치단체, 민간사회단체, 정치권 등과의 연대 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김영환표 주요 정책 예산이 도의회에서 삭감되는데….

“의회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 설득해야 개혁할 수 있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복원됐다. 도의원들의 생각이 상당히 많이 변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만 했지만 이제는 변하고 있다. 정책 추진 이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지금보다 더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30대 여성인 김수민 정무부지사 발탁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인사는 모든 일의 출발점이다. 너무 조신한 인사를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논란이 있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무부지사 인선은 파격적인 게 맞다. 그런 위험성과 과감성을 동시에 열고 가야 한다. 탕평하고 도민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람을 키워 내는 인사, 충북의 인재를 발굴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 나를 위해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충북을 이끌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위 ‘김영환 키즈’가 충북을 발전시킬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한 인사를 하고 있다. 나에 대한 충성도 같은 것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윤석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 정부는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개선,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상당한 소임을 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정권이 할 수 없었던 국가의 ‘바이탈 사인’을 회복하는 일을 했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야당 탓만 하기도 어렵다. 국민의 환호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개혁 방식과 절차를 세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 지난 시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개혁 일변도였다면 남은 기간은 개혁과 함께 국민의 마음을 사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프로필△충북 청주(69)
△청주고, 연세대 치의학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사
△과학기술부 장관
△15·16·18·19대 국회의원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