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2024.09.19. 뉴시스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 씨가 2020년 9, 10월 40차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이 씨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중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로비 의혹을 부인하면서 “(2012년) 김 여사가 결혼한 뒤로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적어도 4년 전까지는 김 여사와 연락을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김 여사와 이 씨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의 검찰 출석 일정이 알려진 2020년 9월 23일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36차례 전화와 문자로 소통했다. 10월 5일부터 20일 사이에도 4차례 더 연락했다. 이 중에는 실제로 통화가 이뤄졌는지 불분명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 씨는 ‘통화한 당사자는 김 여사 회사의 직원이었기 때문에 김 여사 번호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직원이 회사 대표의 전화로 통화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김 여사의 도이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이 씨는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김 여사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 수사의 관건은 김 여사가 전주(錢主) 역할을 넘어 주가조작을 알고 도왔는지 여부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두 사람이 집중적으로 연락했다는 점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수사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