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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소중한 자산… 친환경 농법으로 키워 혁신 가공식품 만든다

입력 | 2024-09-26 03:00:00

[공기업 감동경영]국내외서 주목받는 ‘미듬영농조합’
2005년 친환경 쌀 재배로 시작해… 가공식품 생산 규모 꾸준히 늘려
[스타벅스와 순환형 농업 실현]
‘커피박’ 퇴비로 만들어 농가 공급… 빵-스낵 등 스타벅스 매장서 판매
[지역 농산물로 관광 활성화]
쌀면 식당 열고 쌀 체험 공간 마련… 화엄사와 협업해 사찰음식 개발도




평택시 오성면 신리 전경. 

‘미듬영농조합’이 친환경 농법과 혁신적인 쌀 가공식품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대경 대표가 이끄는 미듬영농조합은 쌀을 주재료로 한 빵, 카스텔라, 누룽지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스타벅스와의 협업을 통해 쌀 가공식품을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듬영농조합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의 품질을 넘어 커피박(찌꺼기)을 활용한 자원 순환형 농법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체험 관광 산업에서도 돋보인다.

벼 수확 모습.

미듬영농조합은 2005년 설립됐으며 전 대표는 평택 오성면 신리에서 대를 이어 쌀농사를 지어온 가족 전통을 기반으로 친환경 벼 재배와 쌀 가공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충북대 농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농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전 대표는 쌀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했다. 그는 전통주, 떡, 장류 등 여러 가지 쌀 가공 기술을 배우며 농업과 가공업의 시너지를 높였다.

2007년부터 미듬영농조합은 가공에 적합한 ‘안다벼’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왔다. 2008년에는 첫 쌀 가공 공장을 준공하며 쌀 가공식품 생산을 본격화했다. 2011년에는 제2공장을, 2019년에는 빵류 생산을 위한 제3공장을 준공하면서 사업 규모를 꾸준히 확장했다. 현재 미듬영농조합은 연간 1000t의 벼를 수매하며 그중 350t을 가공해 쌀 빵, 쌀 카스텔라, 쌀국수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듬영농조합의 대표적인 성과는 2009년 스타벅스와의 협업이다. 당시 첫 제품으로 ‘라이스칩’을 선보였으며 이 제품은 매주 2만 개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후 ‘라이스바’ ‘쌀 카스텔라’ 등 총 35종의 쌀 가공제품이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미듬영농조합의 품질과 기술력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미듬영농조합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로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미듬영농조합의 성공은 친환경 농법 실천에서도 두드러진다. 전 대표는 2015년부터 스타벅스의 커피박을 재활용한 퇴비 사업을 시작했다. 커피박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로 이를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이 퇴비는 60여 농가에 공급되며 쌀농사의 생산비 절감을 돕고 친환경 유기농 쌀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미듬영농조합은 이 퇴비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 쌀을 가공해 다시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자원 순환형 농업 모델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신리쌀면 식당’.

전 대표는 농업과 관광 산업의 결합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은 ‘신리쌀면’ 식당이다. 이 식당은 평택 신리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며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재료로 만든 들기름국수, 신리국밥, 한우곰탕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신리쌀면 식당은 농촌 체험 관광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으며 넓은 주차장과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농업과 문화, 예술이 결합된 복합 공간 ‘공간미학’.

또한 전 대표는 농업과 문화, 예술이 결합된 복합 공간인 ‘공간미학’을 조성했다. 20년간 방치된 버섯 재배사를 개조해 쌀을 테마로 한 마을 역사 전시관과 복합 문화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공간미학에서 바라보는 넓은 논 풍경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우며 이곳에서는 쌀로 만든 빵과 커피,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배 잼이 들어간 ‘평택배빵’은 촉촉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으로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문객은 입장료만 지불하면 음료를 무제한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전 대표는 “쌀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쌀 가공식품을 통해 쌀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고향 신리 마을의 기록을 정리해 ‘쌀이 자라는 마을 신리’를 출간했으며 자신의 농업 경험을 담은 ‘쌀을 닮다’라는 책도 펴냈다. 이 책은 농촌의 생활상과 전통 요리법을 담아낸 것으로 ‘구르망 월드 쿡북 어워드’에서 쌀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 대표의 경영 철학은 ‘모두가 이롭게’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농민, 지역 주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의 모델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철학은 평택시 오성강변 둑방길 르네상스 사업에도 반영됐다. 이 사업은 2017년 넥스트 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2위를 차지해 5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평택 오성강 둑방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버려진 버섯 재배시설을 예술가의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한 이 사업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했다.

미듬영농조합은 앞으로도 쌀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가공식품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최근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수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남 구례 화엄사와 협업해 사찰 음식을 개발하는 등 건강한 전통 음식을 세계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우리 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작 지원: 2024 FTA 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