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대통령실서 90분 만찬 한동훈 인사말 기회도 독대도 없어 참석자 “현안 논의할 상황 아니었다” 대통령실 “상견례 화합 다지는 회동”
만찬 뒤 산책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대표(오른쪽)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이 만찬이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웃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한 대표가 당선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다음 날인 7월 24일에 이어 두 달 만에 열린 회동이었다. 하지만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해결 방안 등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논의하려 했던 현안들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인 당정이 정국을 반전시킬 실질적 논의와 해법 없이 끝난 ‘빈손 맹탕 회담’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 반부터 8시경까지 90분간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두 달 전 만찬보다 30분 일찍 마무리됐다.
한 만찬 참석자는 “만찬 세팅 자체가 한 대표가 애초 윤 대통령에게 제기하려 한 문제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한 대표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 대표가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끝내 무산됐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논의하려 한 김 여사 문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 유연화 등 의정 갈등 해법 등 현안을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여당 지도부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대표는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다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대통령실 내부에서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니 내가 얘기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신이 직접 윤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여론의 우려를 전달하고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들과 달리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상견례와 함께 당 지도부를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만찬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한식으로 만찬을 함께 했고 술 대신 오미자차를 곁들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메뉴와 관련해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고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