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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 전기차로 현대차와 차별화… 기아, PBV 앞세워 日 시장 도전

입력 | 2024-09-25 00:49:00

맞춤 PBV 전기차 앞세워 현지 밴 시장 노려
현대차와 시장 공략 차별화
기존 B2C→B2B 위주 틈새시장 공략
현지 종합상사 소지츠와 계약… 2026년 PV5 공급 예정




기아 PBV 콘셉트

기아가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에 도전한다. 다만 시장 진출 성격은 기존과 다르다. 아이오닉5를 내걸고 먼저 재진출한 현대자동차와도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승용 모델을 투입하는 개념이었다. 이번에는 일본 현지 기업과 협력해 기업 요구에 맞춘 ‘PBV(Platform Beyond Vehicle,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 목적기반모빌리티)’ 전기차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아가 그동안 콘셉트로 공개한 PBV는 미니밴 타입으로 비즈니스 용도 상용차에 가깝다. 시장 공략을 위한 영업 방식이 일반 소비자 위주 B2C(Business to Customer)에서 B2B(Business to Business)로 변화한 모습이다. 일반 소비자를 공략해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차와도 차별화된 전략이다.

기아 PBV 콘셉트

기아는 24일 일본 종합상사인 소지츠(双日, Sojitz)와 맞춤형 PBV 전기차 모델 판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6년부터 PBV 모델을 일본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탄소중립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아는 중소형 전기 밴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수요에 아직 양산모델로 선보이지 않은 PBV 모델을 투입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PBV는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 목적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한 차라고 기아는 소개했다. 특히 이번에 기아는 직접 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대신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차량 공급을 추진한다. 현지 법인 설립에 소요되는 제반비용 등을 절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판매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다는 복안이다.

기아 PBV 콘셉트

기아와 계약을 체결한 소지츠는 일본의 주요 종합상사 중 하나다. 자동차 판매와 에너지, 금속, 화학, 식품 등 다양한 분야를 취급한다. 기아의 파나마 대리점 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기아는 소지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는 2026년부터 첫 PBV 모델인 ‘PV5’를 일본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 밴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판매를 추진하고 향후 관련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시장 활성화와 PBV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기아는 PV5에 일본 현지 특성을 고려한 차데모(CHAdeMO) 충전 방식을 적용하고 양방향 충전기술인 V2X 등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PBV 전기차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PBV 특유의 혁신적인 공간 활용성으로 효율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PV5에 이어 상위 모델인 PV7 등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기아 PBV 콘셉트

기아 관계자는 “새롭게 진출하는 일본 시장에서 기아 브랜드 혁신과 고객 중심 가치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시장 특성에 최적화된 다양한 PBV 활용 사례를 지속 선보여 일본 고객을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완성도 높은 PBV 전기차를 구현하기 위해 품질 향상에 많은 공을 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인 이보플랜트(EVO Plant)에서 자동화 및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고도화된 품질 관리 공정을 도입하고 정밀한 PDI(차량 인도 전 검사, Pre-Delivery Inspection)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PBV 콘셉트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