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당첨확률과 고분양가에 인기 시들어 미래 주택마련 위해 해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들. 2024.9.24/뉴스1 ⓒ
청약통장이 1년 만에 36만 개 가까이 줄어들면서 인기가 시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해지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은 2545만 7228개로 작년 8월 말 기준 2581만 5885개보다 35만 8657개가 줄었다. 청약통장은 올해 7월 대비로도 3만 2635개가 감소했다.
실제 주변에서도 청약통장 해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울에 사는 30대 이 모 씨는 “현재 서울의 신축 분양 아파트 가격을 보면 당첨이 되더라도 최소 수억 원의 현금이 있어야 할 정도로 높다”며 “당첨 확률도 낮다고 봐 일단 10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청약통장에 들어가는 돈을 줄였는데 해지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감소의 원인으로 낮은 당첨확률과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높은 분양가를 꼽았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최근 서울은 분양가가 너무 올랐고 청약 당첨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하는 등 낮다는 점에서 청약통장의 인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은 미분양도 많은 상태라서 청약통장을 유지하지 않으려는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경쟁률이 너무 치열하고 다른 여러 가점과 특별공급 제도 등이 있어서 청약통장에 대한 회의감이 든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청약통장을 만들지 않거나 해지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요즘 아파트를 보면 분양가가 상한제 지역을 빼놓고는 주변 시세보다 비싼 현상들을 볼 수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청약통장만으로 기다리는데 지친 사람들이 아파트 구매 시 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보태려고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청약통장 해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청약은 언제나 시황을 탔는데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늘어나거나 여러 제도적인 변화가 있으면 청약통장 보유 기간이 긴 사람들이 어쨌든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중요한 사정이 없으면 주택 마련 전에는 통장을 보유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교수도 “앞으로 공공주택도 많이 나올 예정인데 이런 것을 감안하면 청약 통장을 잘 관리해 두는 것도 내 집 마련 혹은 재테크 전략으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