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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사우디 방문…직접 K문화 수출 나섰다

입력 | 2024-09-25 16:58:00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문화 수출’에 직접 나섰다.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면서 K-문화 선두주자인 CJ가 본격적인 중동 공략을 시작한 것이다.

25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4~6일 사흘 간 사우디 아라비아 문화부 초청으로 수도 리야드를 방문했다. 대통령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해외를 방문한 것 외에 이 회장이 해외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그룹은 “6억 인구의 중동 ·북아프리카로 한국 문화가 뻗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헀다. 

●사우디, CJ에 ‘소프트 파워 육성’ 파트너 러브콜

CJ그룹 제공



사우디 정부가 이 회장을 초청한 것은 ‘비전 2030’의 파트너로 CJ그룹을 점찍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전 2030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6년 발표한 국가 개발 계획이다. 여기엔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소프트 파워 육성이 핵심 과제로 담겨 있다. CJ그룹은 음악·영화·드라마 외에 뷰티, 음식 등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사우디 관광부 장·차관, 문화부 차관 등 문화, 예술, 관광을 주도하는 정부 수장들과 회동했다. 이 회장은 “사우디의 문화 사업 성장 가능성의 깊이를 확인했다”며 “CJ그룹의 문화 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잠재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에서는 이 회장 외에도 김홍기 CJ㈜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이 회장의 사위인 CJ ENM 정종환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이 동행했다.

사우디와 CJ그룹의 인연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앞서 CJ그룹은 2022년, 2023년 2년 연속으로 사우디 문화부와 협업해 리야드에서 K-팝 콘서트를 열었다. 이 회장은 2022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삼성, 현대자동차, 두산 등의 총수들과 함께 왕세자와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같은 해 CJ ENM은 사우디 문화부와 전사 단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J CGV는 2019년부터 사우디에서 현지 극장사업자와 협업해 4DX/SX 등 14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는 거점, 중동·북아프리카 진출 본격화

사우디는 CJ그룹의 중동 진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이날 “엔터·미디어 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이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사업 기회를 추가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사우디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K컬처의 중동 진출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이 짓고 있는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는 중동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지역 국제배송을 전담할 GDC는 지난해 착공,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CJ그룹의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물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김, 장류, 식물성 만두 등이 사우디 현지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다. 올리브영도 자사몰을 통해 중동지역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CJ그룹 주요 경영진을 고대 문명도시 알울라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2만5000㎡ 규모의 영화 제작 스튜디오 ‘알울라 스튜디오’ 등을 둘러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그룹과 사우디 정부가 영화 드라마 등을 사우디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등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거나, 사우디에서 K-팝 행사를 추가로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