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 “사퇴 없어…내 역할은 팀을 강하게” ‘월드컵 예선 고비’ 요르단·이라크전에 명운 걸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2024.9.24 뉴스1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 때문에 국회까지 불려 간 홍명보 감독이 “이런 문제로 자진사퇴할 생각은 없다. 성적이 안 좋으면 경질되는 것”이라며 스스로 배수진을 쳤다. 다가오는 요르단, 이라크와 경기를 통해 자신의 향한 비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홍 감독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 “감독 선임 등 모든 축구적인 면에서 국민들 공분을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죄하면서도 “내가 볼 때 과정의 불공정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통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성적이 안 좋으면 경질되는 것”이라며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갔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고 약 5개월 동안 내홍을 거친 끝에 홍 감독을 선임했는데, 축구계 안팎에서는 공정하지 못하고 불투명한 과정으로 감독을 뽑았다고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이 문제로 국회까지 불려 갔는데, 홍 감독은 “지금 나의 역할은 대표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유임 의사를 확고하게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결과로 자신을 판단하라고 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4.9.5 뉴스1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사실상 최종 예선 개념인 3차 예선에는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는데, 한국은 B조 6개 팀 중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요르단과 이라크도 나란히 1승 1무를 거뒀다. 조 1~3위는 골득실 차와 다득점에 따라 요르단(+2·4득점), 한국(+2·3득점), 이라크(+1·1득점) 순이다.
이번 2연전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홍 감독의 명운까지 걸리게 됐다.
한국이 요르단과 이라크를 연파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의 청신호가 켜지며 홍 감독에게도 힘이 실릴 수 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표팀은 팔레스타인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2024.9.5 뉴스1
홍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두 경기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이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실망감을 안겼고, 이어진 10일 오만과 원정 경기에서는 후반 중반까지 1-1로 맞서다가 막판 두 골을 몰아쳐 3-1로 힘겹게 이겼다.
이런 상황에서도 홍 감독은 배수진을 치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요르단·이라크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고 상황을 반전시키겠다는 것.
홍 감독은 이 두 경기에 대한 필승을 다지며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27~29일 K리그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점검한 뒤 30일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 상대 전력 분석과 필승 비책 준비도 하는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