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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뒷돈’ 박차훈 前새마을금고 중앙회장 2심도 징역 6년

입력 | 2024-09-25 15:50:00

“박차훈 영향력 상당…현금 공여 동기 충분”
항소심, 검찰 적용한 5개 혐의 중 3개 유죄
800만원 ‘황금도장’ 수수 혐의, 무죄→유죄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MG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열린 ‘MG새마을금고씨름단 창단식’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씨름 기업팀 창단은 지난 2016년 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씨름단 해체 이후 7년여 만이다. 2023.01.10.[서울=뉴시스] 


 새마을금고중앙회(중앙회) 회장 재직 당시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박차훈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정재오·최은정·이예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7200만원을 명령했다.

형량은 원심과 같으나 추징금 액수는 5000만원 상향됐다. 1심은 검찰이 적용한 총 5개의 혐의 중 3개를 무죄로 봤으나, 항소심은 2개만 무죄로 판단했다.

우선 박 전 회장이 류혁 전 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통해 자산운용사 아이스텀파트너스 유영석 전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류혁이 박차훈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한 사실 자체는 피고인도 인정할 뿐만 아니라 CCTV 증거 영상에 의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류혁은 피고인 추천으로 신용공제대표이사로 취임하는 등 박차훈이 상임이사 인사 등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며 “박차훈에게 현금 1억원을 공여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회장은 2018년 중앙회장 선거에서 회원 등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는데, 이 재판의 변호인을 추가 선임하기 위한 변호사비 2200만원을 상근이사들로부터 대납받은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 혐의도 유죄로 인정하며 “박차훈은 회장으로서 총회를 소집하고 총회 의결을 통해 임원의 해임을 결정할 수 있으며 상임이사에 대한 성과를 평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결과에 따라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총회에 해임 요구할 수 있는 점 등 회장으로서 상근이사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이 중앙회 자회사 김모 대표로부터 800만원 상당의 ‘황금도장’ 2개를 수수하는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황금도장 부분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증거능력 없고 그에 따라 수집한 2차 증거도 증거능력 없어 무죄를 선고했다”며 “하지만 모두 증거능력이 있어 공소사실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유 전 대표에게 선거법 재판 항소심 변호사를 선임할 비용 5000만원을 대납받은 혐의 ▲ 2021년 12월 중앙회장 선거 기간을 전후로 중앙회의 상근이사들로부터 총 7800만원을 지속적으로 상납받아 경조사비·축의금 등으로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