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줄어 서민주거 재원 축소 “내 집 마련 기능 강화해야” 목소리
국토교통부가 25일 주택청약종합저축의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금리가 연 2.0∼2.8%에서 2.3∼3.1%로 올랐습니다. 11월부터는 공공분양 등 고가점자를 가르는 기준인 월 납입인정액이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상향됩니다.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도 이미 올해부터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오른 상태입니다. 민영·공공주택 중 한 가지 유형에만 청약이 가능했던 청약 예·부금과 청약저축 통장을 다음 달부터는 2가지 모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당근책을 내놓는 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5만7228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8657명(1.4%), 2년 전보다는 154만6314명(5.7%) 줄었습니다.
문제는 가입자가 줄어드니 서민 주거복지 정책의 자금줄인 주택도시기금 재원이 쪼그라든다는 데 있습니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은 청약저축을 비롯해 국민주택채권, 투자 및 융자금 회수, 복권기금 등으로 마련됩니다. 이 가운데 청약저축으로 조성한 금액은 2021년 23조1384억 원에서 지난해 14조9607억 원으로 35%나 줄었습니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피해주택 매입 임대 등 돈 쓸 곳은 늘었습니다. 즉 기금 재원을 늘리기 위해 사람들이 청약통장에 더 많은 돈을 붓게 하려는 방안을 내놓은 겁니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5%에 달했습니다. 4인 가족도 어려운 당첨을 1, 2인 가구가 기대할 수 있을까요. ‘내 집 마련의 꿈’이란 청약통장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정부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