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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이상지질혈증 치료하면 더 위험?… ‘콜레스테롤 괴담’ 주의

입력 | 2024-09-26 03:00:00

김재택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김재택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통계청이 매년 9월 발표하는 한국인의 사망 원인에서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은 대체로 5위 안에 든다. 두 질환의 주요한 원인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잘 알려진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수치 상승 등을 포함한 이상지질혈증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심장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 등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스타틴이란 약물에 대한 오해가 크다. 스타틴은 LDL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진행을 억제하는 중요한 약물이다. 그러나 이 약물이 간을 망가뜨리고 건강에 해로우며 효과가 없다는 등 잘못된 정보들이 퍼지고 있다. 이 약물은 복용 시 혈당이 약간 상승할 수 있고 일부 근육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를 침소봉대해 환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의학 정보의 위험성은 덴마크 사례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2008년 7월 23일 덴마크의 한 신문이 스타틴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후 덴마크 의약품청에는 스타틴 관련 부작용 보고가 급증했다. 별다른 부작용이 없음에도 ‘이 약은 부작용이 심하다’란 정보를 접한 뒤 마치 근육통이나 피로감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신고한 것이다.

그런데 부정적 보도는 실제로 환자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1995∼2010년 덴마크 주민 67만4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 기사가 게재된 연도에는 스타틴 복용을 중단한 환자에게 심근경색증 위험이 26%,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8% 증가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단순히 ‘정상 수치’ ‘높은 편’ ‘낮은 편’이 아니라 어떤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고 낮은지 확인해야 한다. 또 당뇨병, 고혈압, 흡연, 가족력 등도 따져봐야 한다.

치료가 필요하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하고, 약물 처방을 받았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의학 정보와 관련해선 의학 관련 학회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 등을 통해 건강 정보를 얻어야 한다. 자극적인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나 검증되지 않은 건강도서를 맹신해선 안 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을 둘러싼 괴담을 줄이고 올바른 인식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혈관건강지킴이’를 통해 바른 건강 정보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올바른 건강 정보를 담은 도서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정보가 혈관 건강을 지키는 열쇠다. 괴담에 휘둘리지 않아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김재택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