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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꿈꾸던 11세 소녀, 5명 살리고 하늘로

입력 | 2024-09-26 03:00:00

신하율 양, 뇌사로 장기기증




“심성이 착한 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수혜자가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줬으면 좋겠어요.”

변호사가 돼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꿈이었던 11세 초등학생이 장기 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기증조직원은 올 7월 31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신하율 양(11·사진)이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신 양은 7월 25일 갑자기 ‘속이 안 좋다’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어린 딸의 몸 일부라도 살리고 싶은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신 양은 활발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올 1월 전남 여수시로 이사했는데 펜션 운영을 시작한 어머니를 위해 모아뒀던 용돈을 전하는 효녀이기도 했다. 유품 중에는 신 양이 어머니를 위해 뜨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남겨 둔 목도리도 있었다.

어머니 정미영 씨는 “먹을 것 하나가 생겨도 엄마 입에 먼저 넣어주던 착한 아이”라며 “수혜자가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어린 자녀를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를 살리는 따뜻함을 보여주신 기증자 유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