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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코앞인데 한낮 30도 한여름 더위…올해 가을은 스쳐갈듯

입력 | 2024-09-26 14:50:00


25일 오전 제주시 오라동 한 산간지역에 메밀꽃밭에서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4.9.25. 뉴스1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낮 더위는 30도에 육박하고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경기 의왕시의 일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올랐다. 이 밖에 부산이 30.3도, 경남 창원시가 30.2도, 경주시 30.1도 등 전국 곳곳에서 30도를 넘기면서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했다.

전국 평균기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기상학적으로 가을의 시작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다. 그런데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평균 기온은 25.3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최저기온조차 21.5도로 1973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9월 최저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있는 상태다. 평균 최고기온도 30도로 나타나 사상 첫 ‘9월 30도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가을은 여느 때보다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6일 발표한 3개월 전망을 통해 10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90%라고 봤다. 최근 10년(2011~2020년 평균)간 기상학적 가을은 평균적으로 9월 29일 시작해 11월 24일 끝났다. 그런데 ‘10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가을의 시작 자체가 늦어지는데다 올해는 라니냐(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 발달의 영향으로 11월부터 한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달 2일에 들어서야 아침 기온은 9~19도, 낮 기온은 19~26도로 평년(최저기온 10~17도, 최고기온 22~25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다. 평균 기온으로 환산할 경우 10월 둘째주 정도에 가을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가을은 한 달여 만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낮 더위가 이어지면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시기도 늦어질 것이라고 예측됐다. 산림청은 올가을 단풍나무의 절정 시기(단풍이 50% 이상 물들었을 때)를 다음달 29일로 예측했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설악산에서도 10월 22일이 돼서야 단풍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늦더위로 인해 단풍이 완전히 물들 지 못한 상태로 잎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늦더위가 이어질 지 여부는 비 소식과 한반도 남쪽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의 위력에 달려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중반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27일엔 강원 영동, 경상권에 비가 오겠으며, 다음 달 1일부터는 수도권과 강원권에 비가 내리겠다.
다음달 초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 최고기온은 25도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차가 13도 안팎까지 벌어지겠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28일 제17호 태풍 ‘제비’ 발생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태풍이 될 수 있는 열대 저기압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에너지를 쌓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발생하면 한반도 남쪽을 지나며 국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를 발생시키거나 뜨거운 공기를 한반도에 불어넣으며 기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세계 각 국의 수치예보모델 별로 변동성이 큰 상태라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저기압이 아직 태풍으로 발전하지도 못한 상태지만 추후 변수가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