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장기화로 연체율 10% 넘어 대출이자도 못버는 한계기업 16% 숙박-음식업종 비중 59% 가장높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영업자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고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인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이 1년 새 13조 원 가까이 늘어났고, 올해 1분기 10%를 넘긴 연체율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중 ‘자영업자 대출 및 연체율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121조9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2조8000억 원 늘어났다. 취약 자영업자는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빚을 낸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자영업자를 의미한다.
빚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갚을 능력은 커지지 않다 보니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뛰고 있다.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15%였다. 이 수치는 2022년 2분기 3.96%, 지난해 8.18%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내수 부진으로 서비스 분야 업황이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경쟁력이 있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연체된 사업장엔 금융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상황이 3년간 계속되는 한계기업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외감기업(외부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2만8946개 중 4747개(16.4%)가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계기업에 은행 등이 내준 대출 금액도 142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9조1000억 원(25.7%) 늘었다.
한편 한은은 이렇듯 고금리 부담을 짊어진 자영업자, 한계기업들의 증가를 우려하면서도 대출금리가 낮아질 경우 주택시장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주택가격 상승률이 0.43%포인트 더 오르고, 특히 서울 지역은 0.83%포인트 더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