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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두 손 모은 러시아 병사에…물·진통제 투하한 우크라 드론

입력 | 2024-09-27 07:24:00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을 향해 두 손을 모아 항복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텔레그램 갈무리) 채널A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하며 살려달라고 비는 러시아 군인에게 무인기(드론)로 구호키트를 주는 모습이 공개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최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육군 54 기계화여단 소속 K-2 대대는 지난 23일 여러 소셜미디어에 18분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 드론 카메라가 항복한 러시아 군인을 아군 참호로 유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가까이 다가오자 두 손을 모아 항복 의사를 표시하고, 무기가 없다는 듯 양손을 펼쳐 흔들고 있다. (텔레그램 갈무리) 채널A

앞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러시아 참호에 여러 차례 폭격을 가했다. 이후 수색 과정에서 참호로 보이는 도랑 안에 누운 러시아 군인을 발견했다. 군인은 부상한 상태였다. 긴장한 표정인 그의 얼굴에는 피가 말라붙어있었다.

군인은 드론이 가까이 다가오자 두 손을 모아 항복 의사를 표시했다. 무기가 없다는 걸 보여주듯 양손을 펼쳐 흔들기도 했다. 여러 차례 물을 달라는 손짓도 했다.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을 향해 물을 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텔레그램 갈무리) 채널A

잠시 후 드론은 그에게 쪽지와 진통제 주사가 묶인 물병을 투하했다. 물병을 확인한 군인은 드론을 향해 성호를 그어 감사를 표했다. 그는 물을 마시고 쪽지에 적힌 안전 지침을 숙지한 뒤 스스로 진통제를 주사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군인은 드론을 따라 우크라이나군 참호로 이동했다. 쪽지에는 ‘드론을 따라오라’는 메시지도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그를 참호 지휘소로 끌고 갔다.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으로부터 물병을 받아 물을 마시고 있다. (텔레그램 갈무리) 채널A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이 러시아군은 일주일간 음식과 물 없이 참호에 숨어있었다”며 “포로로 붙잡힌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