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2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 앞에서 환자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2024.9.22/뉴스1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 질환을 중심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바꿀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진료 비중을 현행 50%에서 70%로 단계적 상향하고, 인력 투입에 비해 보상이 낮았던 중환자실 수가도 인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간 3조3000억 원씩, 3년 간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27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7월 ‘제5차 의료개혁특위’에서 추진 방향을 발표한 뒤 의료 현장, 전문가, 학회 간담회 등 21차례 의견수렴을 거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27.
또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을 늘리기보단 의료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과 병상 수준에 따라 일반 병상을 5~15% 축소할 방침이다. 단 어린이 병상과 응급 병상은 제외된다.
1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와 보호자 등이 지나고 있다. 2024.9.18/뉴스1 ⓒ News1
구체적으로 정부는 중환자실 수가를 현행 수가의 50% 수준인 일당 30만 원, 2~4인실까지의 입원료를 현행 수가의 50% 수준인 일당 7만5000원을 가산해 총 670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저평가된 중증 수술 수가 인상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910개의 수술 수가와 이러한 수술에 수반되는 마취료를 50% 수준으로 인상해 총 35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은 다음 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목표는 먼저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서 기능을 확립하는데 있다”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하고,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해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