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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구찌도 뛰어든다… 세계 중고 패션 시장 ‘날개’

입력 | 2024-09-28 01:40:00

[위클리 리포트] 중고 거래 전성시대
글로벌 트렌드 된 중고 의류
작년 시장규모 262조 원까지 커져… 2028년엔 466조 원대로 성장 전망
MZ 타깃 패션 업체들 앞다퉈 진출… “경기 민감한 사업 한계 돌파구 될 것”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에서 물가 불안이 지속되자 중고 거래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업체들은 직접 중고 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미국의 중고 의류 플랫폼 ‘스레드업(Thred up)’의 매출액은 2018년 1억2960만 달러(약 1470억 원)에서 지난해 3억2200만 달러(약 4277억 원)까지 성장했다. 스레드업은 자체 보고서에서 2023년 약 1970억 달러(약 262조500억 원)였던 전 세계 중고 의류 시장 규모가 2028년엔 약 3500억 달러(약 465조7800억 원)로 5년 만에 7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역시 중고 패션 거래가 활발한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이어진 저성장으로 절약 소비가 일상화돼 중고 상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고 빈티지 의류가 ‘힙하다’는 이유로 일본 10, 20대의 인기를 끌었던 점도 인기를 더하는 요인이 됐다.

일본의 중고 패션 거래는 기존 패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최대 패션 이커머스 업체인 조조타운은 2012년 11월 중고 의류 거래 플랫폼인 ‘조조 유즈드(ZOZOUSED)’를 선보였다. 조조 유즈드에서는 조조타운에 포함되지 않은 브랜드를 포함해 6500여 개 브랜드, 60만 개 이상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연간 거래액은 2022년 160억 엔(약 1467억7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9.3% 늘었다. 조조 유즈드의 성공 비결로는 본업과의 연계가 꼽힌다. 조조타운에서 구매했던 상품을 조조 유즈드에 내놓으면 조조타운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신제품→중고 판매→할인된 가격으로 신제품 구매라는 순환 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패션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도 중고 의류 거래가 활발하다. 2008년 리투아니아에서 설립된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 ‘빈티드(Vinted)’는 45억 달러(약 6조 원)라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5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해 9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위주로 중고 패션 거래가 늘자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도 하나둘 중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그룹과 영국의 버버리그룹, 스텔라 매카트니는 최근 중고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유니클로도 지난해 10월 도쿄 하라주쿠점에 중고 의류 전문 팝업스토어를 개점하는 등 기존 패션 업체들의 중고 의류 거래 진출은 확산되고 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고 거래는 경기에 민감한 패션 사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중고 의류에 대한 패션 업체의 관심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