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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고려아연 구조조정 안해” 고려아연 “장형진 배임 혐의 해명을”

입력 | 2024-09-28 01:40:00

강성두 영풍 사장 “중국에 안판다”
고려아연 “영풍, 5년간 적자 쌓여”




75년간 동업을 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이 27일에도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며 여론전에 나섰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발표했고, 고려아연 측은 장형진 영풍 고문의 배임 의혹을 지적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만약 공개매수가 끝나서 주요 주주가 되면 (공장이 있는) 울산에 내려가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의 발언은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집단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핵심 기술인력 등은 MBK에 인수될 경우 비철금속 제련 글로벌 1위인 고려아연의 기술이 결국 해외로 유출되고,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강 사장은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MBK가 26일 고려아연 주식 매수 가격을 주당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인상한 것과 관련해선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은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석포제련소를 살리기 위해 1분 1초를 아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풍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려 결국 금융기관 차입이 2.7배나 증가했다”며 “영풍은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37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장형진 영풍 고문 개인의 지시에 의해 배임적 성격의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20일 고려아연의 계열사 영풍정밀은 장 고문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