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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MS 손잡고 한국에 최적화된 AI모델 개발 나선다

입력 | 2024-09-30 03:00:00

한국어 집중 학습 GPT-4o 만들고
산업별 맞춤 서비스로 해외 공략도
5년간 양측서 수조원대 투자 전망
AI인재육성 위한 공동교육도 진행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KT 김영섭 대표(오른쪽)와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이 AI·클라우드·IT 분야 협력을 위한 5개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판 GPT’ 개발에 나선다. 양 사가 수조 원을 투입해 한국어와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인공지능(AI)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KT는 김영섭 대표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MS 본사에서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과 AI·클라우드·정보기술(IT)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5개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5년간 양사가 투입하는 비용이 수조 원 수준이라고 KT는 설명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한국에 최적화된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MS의 AI 모델과 KT가 가진 한국 특화 기술을 결합해 한국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내놓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MS의 AI 모델 제공 서비스 ‘애저 오픈AI 서비스’와 고성능 소형 언어모델 ‘파이’를 이용해 GPT-4o 한국형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KT는 또 MS 대화형 AI인 코파일럿을 KT 서비스에 접목해 교육과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도 개발한다. 산업 특화형 AI 솔루션 구축부터 고객 서비스용 챗봇,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맞춤형 AI 에이전트 개발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양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이 한국어와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KT GPT’ 모델을 활용해 고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KT 측은 “KT가 갖고 있는 양질의 한국어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해 한국 고유의 문화, 역사가 담긴 한국화된 GPT를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MS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AI 전환(AX) 법인도 별도로 설립한다. KT그룹의 IT 역량과 MS의 AI·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AI 사용 환경을 구축해주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MS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3년간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 KT는 광화문 사옥에 MS 및 스타트업과의 공동 연구개발(R&D) 거점인 ‘이노베이션센터’를 세우고 MS의 R&D 조직인 리서치센터(MSR)와도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울러 글로벌 수준의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KT와 MS의 공동 교육과정도 운영된다.

김 대표는 “이번 MS와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대한민국 AI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 전 산업과 일상의 혁신을 앞당길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가 MS와 협력해 AI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MS 등 미국 빅테크들은 한국어 데이터가 부족해 특화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태다.

자체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개발한 SK텔레콤도 최근에는 AI 검색 강자인 미국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력을 맺었다. LG유플러스는 메타와 손잡고 인스타그램용 AI 챗봇과 릴스(쇼트폼 콘텐츠) 제작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